[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경찰 아버지와 대학생 아들 부자(父子)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열띤 추격전을 펼치며 범죄 용의자를 붙잡았다.
27년차 베테랑 형사의 직감과 용감한 아들의 기지가 더해져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3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앞서 6월 충남 공주 한 고속도로에서 김성태 경위가 대학생 아들과 함께 차량 절도범을 추격해 검거했다.
이날 김 경위는 비번을 맞아 아들과 함께 외출에 나섰다.
당시 이들 부자는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김 경위는 이때 우연히 앞 차량 뒷번호판 양쪽이 접혀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뭔가 수상함을 느낀 그는 그대로 해당 차량을 추월했고 이내 앞 번호판 역시 접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통상 번호판을 다른 물건으로 가리거나 숫자를 지우는 행위, 번호판을 접는 행위 등은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된다.
특히 번호판이 접힌 차량의 경우 절도 차량이거나 범죄에 이용되는 차량일 가능성이 커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김 경위는 즉시 112에 신고했고 해당 차량의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가며 실시간으로 경찰에게 위치 정보를 안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해당 차량에 다가간 순간 차량은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도망쳤다.
경찰과 김 경위는 그대로 차량을 뒤쫓았다. 운전자는 과속과 신호 위반, 노선 변경 등 난폭 운전을 이어가며 도주했고 몇 분간의 추격전이 펼쳐졌다.
김 경위는 추격을 하는 와중에도 조수석에 앉아있던 아들에게 "지갑에서 수갑이랑 신분증 꺼내라"라고 지시했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곁에서 "용의 차량이 빠진다"며 상황을 전달했다.
중간에 출동한 다른 경찰들이 실수를 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추격은 고속도로까지 이어졌다.
김 경위는 차선 중간에 차를 멈췄고 그동안 아들은 수신호로 옆 차선 다른 차량들을 정지시켰다.
이후 이들 부자는 함께 용의차량으로 달려갔다. 대학생 아들은 먼저 뛰어가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 수갑을 건네고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도망가지 않도록 차 문을 막고 지켰다.
형사의 직감을 제대로 발휘한 김성태 경위와 옆에서 아빠를 열심히 도운 아들은 결국 용의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들을 체포했다.
김 경위는 "아들이 그렇게 해서 사실 놀랬다"며 "아들한테 얘기도 안 하고 나만 차에서 내렸는데, 나중에 보니까 아들이 따라 내려서 조수석 쪽을 못 내리게 다 막고 있었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들 또한 "경찰로서의 아버지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