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내년 7월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두고 해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 전역이 여전히 방사성 물질에 오염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의 목소리와 함께 '보이콧' 여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 매체 '더 네이션'은 일본 후쿠시마현을 직접 방문해 작성한 르포 기사에서 일본의 실상을 자세하게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의 평균 방사선량은 안전치인 0.23μSv(마이크로시버트)를 웃도는 0.46μSv를 기록했다. 사고가 발생한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는 3.77μSv를 나타냈다.
체르노빌 방사선 관리 기준에 따르면 3.77마이크로시버트는 '강제 이주'가 필요한 방사선량이다.
일본 정부는 안전을 자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사능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는 실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매체 LA타임스도 최근 사설을 통해 일본이 안전을 우려하는 세간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올림픽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올림픽을 고집하는 이유는 후쿠시마의 완전한 재건이라고 주장했다. 안전성을 강조하고자 피폭량 기준치를 1mSv(밀리시버트)에서 20mSv로 조정했다고 되짚어주기도 했다.
호주 매체 라인네트워크 역시 후쿠시마 원전 특집을 편성해 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주민 4000여명 체내에서는 기준치의 30배를 초과하는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핵 전문가 헬렌 켈디콧 박사는 매체에 "방사선량이 낮아졌다는 일본의 주장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은 절대 막을 수 없고, 끝나지 않을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도쿄에서는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한국과 미국, 브라질, 프랑스 등 세계 전역에서 시위대가 찾아와 '개최 반대'를 외쳤다.
시위를 위해 도쿄를 방문한 다니엘 시코넷 프랑스 파리 시장 후보는 "방사능 도쿄올림픽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의 '안전불감증'은 이미 정도를 한참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에는 올림픽 일부 경기를 후쿠시마 제1 원전과 약 67㎞(직선거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올림픽에서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후쿠시마의 안전성을 홍보하느라 여념이 없다.
올 초에는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해 안전성을 몸소 인증하기도 했다.
한편 올림픽의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대한올림픽위원회(KOC)다. KOC 측은 아직 보이콧과 관련해 검토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