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엔제리너스 직원이 '계산 실수'한 건데 절 '도둑놈'으로 몰며 신고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엔제리너스에서 텀블러를 구매했다가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지만 매장과 본사 측으로부터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한 사연이 전해졌다. 


31일 제보자 A씨가 인사이트에 전한 바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직장에 첫 출근을 하던 지난 1일 경찰로부터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절도죄로 신고를 당했으니 경찰서로 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였다.


경찰은 그에게 "지난 5월 18일 엔제리너스 한 매장에 방문하지 않았냐"면서 "매장 측이 텀블러를 훔쳐 갔다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가장 왼쪽 상단이 A씨가 구매한 엔제리너스 텀블러다. / 사진 제공 = A씨 


A씨는 황당함과 함께 수치심을 느꼈다. 새 직장에 첫 출근을 한 날부터 경찰에 '절도죄'로 연락을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엔제리너스에서 텀블러를 구매한 적은 있어도 훔친 사실은 전혀 없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텀블러를 사면서 음료를 함께 주문,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달라고 부탁했다.


직원은 A씨의 주문대로 새 텀블러에 주문한 음료를 담아줬고 A씨는 카드를 건넸다. 그 모습은 CCTV에 그대로 담겼고 결제 내역까지 정확하게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A씨는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누명을 썼고 그에 대한 압박감과 수치심, 스트레스로 인해 출근 하루 만에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게다가 공정한 조사를 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경찰 측은 A씨를 절도범으로 취급하며 비인격적 대우를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사진 제공 = A씨


결국 억울함을 참지 못한 A씨는 변호사에게 의뢰해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카페 측을 무고죄로 고소했다. 


A씨의 절도죄는 결국 '혐의 없음'으로 결론났다. 


그가 텀블러를 구매할 당시 엔제리너스 직원이 계산 실수를 했고, 해당 직원은 몇 천원에 해당하는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남의 인생에 '빨간 줄'을 그으려 했다는 것이 A씨가 분노하는 이유다. 


고민 끝에 A씨는 엔제리너스가 대형 프랜차이즈인 만큼 회사의 처리방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본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본사 측의 대응은 황당했다. 본사는 A씨에게 "해당 점장이나 직원이 형사적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없으면 고객이 어떤 피해를 봤든 본사가 관여할 바 아니다. 개인끼리 알아서 처리하고 언론에 제보하고 싶으면 해라"라고 답했다. 


A씨는 "이는 명백한 대기업의 횡포이자 갑질"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엔제리너스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새 직장까지 잃은 A씨. 앞으로 엔제리너스 측에서 어떠한 대응을 이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