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윤봉길 의사에게 다리 잃은 'A급 전범'과 롯데 신동빈 회장 '연결고리'의 진실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본 일왕의 생일 기념식과 상하이 점령 전승 기념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11시 40분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가 흘러나오던 그 순간 '펑'하는 폭탄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윤봉길 의사가 던진 물통 폭탄이었다. 이 폭발로 인해 일본의 주요 인사들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특히 중화민국 공사를 지냈던 시게미쓰 마모루는 오른쪽 다리를 잃어버렸고 의족을 착용하게 됐다.


Youtube 'Nuclear Vault'


이후 그는 1945년 9월 2일,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함에 따라 항복 문서에 서명하기 위해 다리를 절뚝거리며 등장했다. 


그리고 도쿄 전범 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분류돼 금고 7년 형을 받았다.


시게미쓰 마모루가 다리를 절며 항복 문서에 서명하는 모습은 이후 영화에 등장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롯데'와의 연결고리 때문이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롯데그룹은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을 한 신격호(시게미쓰 마케오) 명예회장이 일군 회사다.


이름에서부터 시게미쓰 마모루와 신 명예회장이 긴밀한 관계라고 의심하게 된다. 같은 일본 성씨인 '시게미쓰'를 사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신 명예회장은 18세 때 노순화와 결혼한 후 1941년 돌연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곳에서 9년간 생활하던 신 명예회장은 일본 귀족 가문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다케모리 하쓰코와 중혼을 하게 됐다.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 뉴스1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하쓰코의 외삼촌으로 알려진 시게미쓰 마모루의 성씨를 따 창씨 개명을 했고, 부인 역시 남편 성을 따른다는 일본의 관습에 따라 시게미쓰로 성씨를 바꿨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두 사이에 신동주(시게미쓰 히로유키)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사게미쓰 아키오) 롯데그룹 회장이 태어났다.


또한 '신격호의 비밀'이라는 책에는 신 명예회장의 측근이 말하는 하쓰코의 집안 내력에 대해 나와 있다. 


그중 하나는 일본에서 신 명예회장이 성공한 데에는 하쓰코의 친정 도움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급 전범과 롯데의 연결고리에 대한 위 이야기는 오랜 기간 제기되어 온 '설'이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의혹을 가중시켰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경영권 다툼으로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그제서야 "신 명예회장의 아내는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와 친인척 관계가 아니며, 원래 이름은 '다케모리 하쓰코'였다"고 반박했다. 


또한 다케모리 하쓰코가 신격호 회장과 결혼하면서 신격호 회장의 일본성인 '시게미쓰'로 입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하쓰코 여사와 '시게미쓰 마모루' 가문은 어떠한 친인척 관계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반발로 우리나라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일본계 자본이 투입돼 일정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가 일본 기업과 다를 바 없다는 의심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


롯데 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산된 가운데 A급 전범과 롯데의 연결고리에 대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또다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