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10여 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대한민국 3D 장편 애니메이션 '레드슈즈'의 제작 과정과 아트워크,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아트북이 나온다.
모든 것이 뒤바뀐 동화나라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모험을 다룬 '레드슈즈'는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을 오늘날의 감각과 가치관에 맞게 바꾼 현대의 동화다.
낡은 고정관념을 깨며 행복한 반전을 보여 주는 내용만큼이나 영화 제작에 들어간 시간과 인력, 투자 규모 면에서 대한민국 3D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아트북에는 92분의 러닝 타임에는 담기지 못한 10여 년 동안의 수많은 아트워크, 여러 버전의 시나리오, 주연을 맡은 클로이 모레츠와 샘 클라플린의 인터뷰와 캐스팅 비하인드, 그리고 홍성호 감독과 김상진 캐릭터 디자이너의 글을 비롯하여 제작진, 아티스트들의 코멘트가 수록되어 있다.
영화는 디즈니, 드림웍스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 출신 제작진의 참여로도 주목받았다.
특히 '겨울왕국'과 '모아나'의 김상진 디자이너가 애니메이션 감독과 캐릭터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여기에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초기 스토리 개발에 참여하는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책에는 이들의 제작기는 물론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이 모든 면에서 'THE ART OF 레드슈즈'는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오래 영화를 간직하고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록이, 장차 애니메이션 분야로 진출하고픈 이들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준다.
행복한 반전이 있는 현대의 동화가 탄생하기까지
사라진 아빠를 찾을 단서를 얻고자 새엄마의 방에 몰래 들어간 스노우 공주는 마법 구두를 신고 이전과는 다른 외모를 갖게 된다. 한편 원래는 왕자들이었으나 저주로 초록색 난쟁이가 된 일곱 왕자들은 우연히 만난 레드슈즈가 저주를 풀어 줄 상대라 생각하고 그녀를 적극 돕는다. 진짜 자신의 모습을 감춘 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사라진 아빠를 찾는 모험을 시작하는데….
여러 동화 속 주인공들이 함께 사는 동화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색적인 모험을 담은 '레드슈즈'의 최종 시놉시스가 나오기까지, 영화의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 배경은 수없이 바뀌었다.
그때마다 제작진은 스토리에 맞는 주인공, 배경, 콘셉트 아트를 만들고 수정하고 파기해야 했다. 바뀌지 않은 것도 있었다. 화려한 주인공에 가려져 있는 존재, 항상 주변에만 머물러 있는 존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것이다.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 중 하나인 백설공주를 모티프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면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책에 실린 각 버전의 콘셉트 아트와 시놉시스, 인터뷰 등은 영화를 한층 깊숙이 안내한다.
비하인드 스토리, 캐스팅, 연출, 아트워크 등 빼곡한 작업 일지
'레드슈즈'는 처음 투성인 작품이다. 제작사인 싸이더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첫 번째 창작품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규모로, 순수 한국 인력으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누구도 그것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영화를 완성시키겠다는 것. 제작 과정 중의 무수한 실패 속에서도 아이디어는 조금씩 싹을 틔웠고, 제작진은 희망을 키워 나갔다.
실사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에는 애드리브가 없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제작진의 수많은 고민 끝에 완성된다. 이를테면 이탈리아 동화 『피노키오』에서 따온 캐릭터들은 이탈리아 억양을 사용한다. 먹을 것을 사랑하는 둥글둥글한 성격의 소유자 한스 캐릭터의 옷 얼룩은 그의 무던한 성격을 반영하면서도 칠칠맞아 보이지는 않아야 했다.
변신 콘셉트가 있는 주인공들의 활동 공간을 그들의 변신 전 모습에 맞출 것이냐 변신 후 모습에 맞출 것이냐 역시 세심하게 의논했다. 『THE ART OF 레드슈즈』는 영화의 사소한 한 장면마저 얼마나 깊은 숙고 끝에 탄생했는지, 왜 이런 공간과 캐릭터를 만들었는지를 각각의 캐릭터 개발 과정과 콘셉트 스케치, 아티스트들의 메모와 코멘트 등을 통해 이야기해 준다.
'레드슈즈'의 마법이 영원히 깨지지 않기를!
'THE ART OF 레드슈즈'는 마법 때문에 원래 나와는 다른 모습의 나로 살게 된 주인공들이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레드슈즈'의 이야기다.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엉뚱한 상상을 매력적인 화면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여러 동화 속 주인공들이 함께 살고 있는 배경인 동화나라, 각각의 동화에서 튀어나온 주인공들, 변신의 비밀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의 속사정,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지 등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비밀을 알려 준다.
아티스트들이 영화의 모든 장면에 기울였던 노력과 고민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홍성호 감독과 김상진 캐릭터 디자이너, 그리고 장무현 CG 슈퍼바이저, 이석기 아트 디렉터, 정삼성 각색 작가의 인터뷰도 실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풍성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이제 아트북 'THE ART OF 레드슈즈'로 만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