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은 시험이 끝난 뒤 다소간 혼란에 휩싸인다.
정확하게 '가채점'을 하고 싶은데 시험지가 없어 제대로 가채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수능 시험을 끝낸 학생들이 시험지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공개 청원'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평가원(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작은 결정이 60만 수험생에게 큰 힘이 된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부산의 한 고교 교사라는 청원인 A씨는 수능 때마다 시험지를 회수하는 평가원에 불만을 제기했다. 시험지를 낸 수험생은 성적표를 받는 날까지 등급을 예상할 수 없다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수험생이 미리 가채점을 할 수 있도록 부족한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갠다. 점수랑 등급을 예측하지 못하면 진학 상담을 받을 때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수험생에게 예상 등급은 더욱더 절실하다. 이미 학원가에는 여러 차례 시험지를 수험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원은 시험의 근거자료인 시험지를 쉽게 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OMR 답안지에 오류가 생기거나, 수험생의 부주의로 답안이 잘못 표기되는 등 시험지는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자료라는 것이다.
문제는 평가원의 주장과 달리 시험지가 본인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아 사실상 근거자료로서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정답을 잘못 표기한 수험생이 정답 처리를 요구해 답안지를 정정 받은 사례 역시 전무하다. A씨는 "평가원이 시험지를 활용한 사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60만 수험생을 대신해 호소한다"며 "수험생들에게 시험지를 돌려달라. 평가원의 작은 결정이 수험생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 청원에는 22일 기준 2만 3000여명이 동의했다. 다음 달 11일까지 30만명을 넘기면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한편 올해 수능은 11월 14일 목요일로 예정돼 있다. 남은 기간은 22일 기준 11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