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드라마 '닥터탐정'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그려내 시청자의 가슴을 묵직하게 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닥터탐정'에서는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고로 사망한 정하랑(곽동연 분)의 모습과, 사고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도중은(박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망한 청년 정하랑은 TL 메트로의 정직원이 아닌 외주 계약직이었다.
정하랑의 어머니는 아들이 정직원이라고 알고 있었고, 정하랑은 어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이를 숨겨왔다.
언젠가는 정직원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측에서 무리하게 일을 시켜도 이를 감수했다. 그러던 중 결국 일이 터지고 만 것이다.
사측에서는 정하랑의 죽음을 안전책임이 아닌 개인의 과실로 몰아가려고 했다. 정하랑의 이웃이었던 도중은은 이에 분노했고, 정하랑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결국 도중은은 정하랑인 화학물질인 '노말헥산'에 중독돼 사망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날 방송 에필로그에서 박진희는 "3년 전, 우리는 그곳에서 또 다른 하랑이를 보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청년, 김군을 말하는 것이었다.
에필로그의 이 추모 영상은 구의역 사고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들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하청업체 비정규직이라는 낙인은 열 아홉 김군의 빛나는 젊음과 한 가족의 빛나는 삶을 무너뜨렸습니다.제대로 된 끼니는 고사하고, 라면 한 그릇조차 먹을 수 없던 김군의 마지막 하루는 생일을 몇 시간 앞둔 날이었습니다.7시간만 더 살아있었다면 스무 살이 됐을 김군에게, 축하 대신 추모를 전해야 했던 3년 전 그날을 우리는 기억합니다.시민을 안전을 위해 만든 문이, 죽음의 관문이 되고 만 현실.우리가 누려온 현실이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었음을. 모두가 안전하지 않다면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김군을 통해 깨달았습니다.노동 현장에서의 죽음이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님을 알리고 떠난 청년. 우리는 그를 구의역 김군이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