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BMW 타고 고속도로 달리던 중 선루프가 '펑'하고 터졌습니다"

사진 제공 = 제보자 고씨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BMW 차주들에게 지난해 여름은 떠올리기 싫은 공포의 시간이었다.


'달리는 불차'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화재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공포가 채 가시기 전에 이번엔 주행 중 '선루프'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8시 30분경 남성 운전자 고모 씨는 호남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구매한 지 1년 된 'BMW 520d 럭셔리'를 몰고 대전으로 향하던 길에 벌곡휴게소 근처쯤에서 갑자기 '펑' 소리가 난 것이다.


사진 제공 = 제보자 고씨


시속 110km로 달리던 중 들린 큰 소리여서 고 씨는 순간 '충돌사고'인 줄 착각했다.


고 씨는 "처음엔 뒤에서 다른 차가 들이받은 줄 알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선루프 쪽에서 소리난 거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고 씨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차를 급하게 갓길에 세웠다.


그가 차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선루프가 터져 산산 조각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인지 고 씨가 선바이저를 닫아 논 상태라 유리 파편이 안으로 떨어지지 않아 다치지는 않았다.


사진 제공 = 제보자 고씨


선바이저조차 열어놨다면 터진 유리 파편들이 바로 운전자에게 쏟아져 내려 하마터면 큰 사고가 일어날 뻔한 상황이다.


고 씨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북대전 IC 옆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가서 곧바로 차를 맡겼다.


그런데 서비스센터 측은 "돌멩이에 맞아 깨졌을 수도 있다"며 차주의 과실을 언급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


주행모드 시 외부 충격이 있을 경우에만 녹화되도록 설정해 놓았는데 블랙박스가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한 것.


BMW 서비스센터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에 고 씨는 "운전 당시 날아오는 물체를 보지 못했고 앞 유리 등 다른 곳엔 일절 이상이 없었다"며 "결함으로 인한 자동 파손 같다"고 반박했다.


또 "만약 돌멩이로 인한 파손이라 해도 이렇게 '개박살' 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정확한 외부요인으로 인한 파손이란 증거를 찾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센터는 "본사에 경위서 올릴 테니 3~7일 기다려라"라는 말만 한채 나 몰라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센터는 차를 맡길 동안 대체해 줄 렌터카조차도 내줄 수 없다고 했다. 때문에 고 씨는 집까지 버스 타고 귀가한 것도 모자라 지금도 차 없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 1


고 씨는 "지난해 6월 차를 구매하고 나서 '불타는 차'라고 주변인들한테 조롱 당해 스트레스받아 왔다"며 "그럼에도 차를 좋아해서 아끼고 소중히 관리해왔는데 이번에 선루프 사고까지 터지니 충격과 실망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MW측 관계자는 "아직 원인 파악은 못했으며, 확인 중에 있다"라는 입장만 밝혔다.


한편 BMW코리아는 지난해 'BMW 520d' 차량 화재 사고 여파로 아직까지 고전 중이다. 


계속된 리콜 사태에 맞물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4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 회복은 실패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