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계곡에서 차가운 물에 담가뒀던 수박 먹으면 '폭풍 설사'한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여름 휴가'하면 곧바로 떠올리는 피서지가 있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곳, 빽빽한 나무들과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이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내는 '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끝없이 흐르는 계곡물은 한쪽 발만 담가도 온몸이 시원해져 에어컨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먹어야 맛있는 수박, 참외와 같은 과일들을 차가운 계곡물 속에 담가두고 꺼내 먹곤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생방송 오늘 아침'


냉장고 역할을 대신함과 동시에 세척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계곡물에 과일을 담가두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맑아 보이는 1급수 계곡물에도 대장균을 포함한 각종 미생물이 득실거리기 때문이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계곡을 찾는 여름 휴가철에는 간혹 사람의 배설물이 섞여 있을 수 있어 더욱더 많은 대장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연애말고 결혼'


실제로 지난 2016년 한국환경수도연구원에서 국내 계곡 8곳에 대해 수질 검사를 한 결과, 대장균이 100㎖당 평균 1,700여 마리가 검출됐다.


만약 대장균에 감염된다면 복통, 구토, 설사를 할 수 있고 심하게는 복막염이나 방광염, 패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소량의 계곡물로도 대장균에 감염될 수 있어 수영하다 계곡물을 마시게 되는 경우도 유의해야 한다.


또한 계곡물에는 '이질아메바', '스파르가눔' 등의 기생충도 서식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보통 2~4주의 잠복기를 가지는 이질아메바는 설사, 상복부 통증, 오한, 발열, 구토 등이 나타나고 대장염, 간농양 등을 유발한다.


특히 드물게는 수년이 지난 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감염 후에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스파르가눔은 20~30년 동안 사람의 몸속에서 기생할 수 있고 20cm가 넘게 자란다.


약 5주의 잠복 기간 뒤에는 뇌, 심장, 척수 등 인체 내를 돌아다니며 정상 조직을 파괴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net '쇼미더머니4'


스파르가눔에 감염되면 두통, 감각 이상, 발작, 마비, 국소 신경 징후가 발생할 수 있고 각막에 궤양이 생길 수 있다.


기억상실, 언어장애, 의식 변화가 동반되기도 하며 뇌경색을 유발할 수도 있다.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기생충과 미생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곡에 가기 전 충분한 양의 마실 물을 준비하고, 아이스 박스를 준비해 과일과 채소를 보관하도록 하자.


특히 과채류를 씻을 때에도 계곡물이 아닌 정화된 수돗물에서 세척 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