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지나가던 차량을 덮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참변을 당했다.

지난 4일 서초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3분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이 철거 작업 도중 무너졌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30t 규모의 잔해물이 흘러내려 지나가던 차량 2대와 주차돼 있던 차량 1대를 덮쳤다.

사고로 2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피해를 입은 인원 중에는 한 쌍의 남녀 커플이 있었는데, 이들은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망한 여성 A(29)씨는 예비 남편 B(31)씨와 함께 이날 결혼반지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비극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구조 뒤 즉각 응급조치가 이뤄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고, B씨는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승용차 1대에 있던 60대 여성 2명은 구조됐으며 경상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 남아 있던 사람은 없어 더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서초구 관계자는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사고가 난 건물은 철거 전 안전 심의가 한 차례 부결돼 재심을 받았다"며 "정확한 부결 이유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가 난 건물은 지난 1996년 10월에 준공된 건물이다.

지어진 지 20년이 넘어 해당 부지에 근린생활시설을 새로 짓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철거 작업에 들어가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