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영원한 사랑을 믿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좋아서 만났던 것처럼 싫어지면 헤어지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언젠가는 헤어질 것이기에 섣부른 약속을 한 적도 없었고, 헤어져도 괜찮을 수 있을 정도만, 딱 그만큼만 마음을 주자며 스스로를 단속하기까지 했다.
결코 목숨 걸고 사랑한 상대도 아니었고 상대를 향한 스스로의 마음을 '사랑'이라 믿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를 향한 자신의 사랑은 믿지 않았어도 자신을 향한 그의 사랑은 철썩같이 믿어버렸기 때문일까.
헤어진 후 새로운 사랑을 찾아간 전 남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의 글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 속 여성은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새 여자친구가 생긴 듯한 전 남친의 근황을 알게돼 당혹감에 휩싸였다.
헤어진 지 불과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렇게 빨리 새로운 사람을 만난 것도, 사진까지 공개한 것도 모두 다 납득이 되지 않았다.
혹시 '환승 이별'을 당한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헤어졌는데 자초지종을 묻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헤어짐을 고하던 그날 그가 미안하다며 엉엉 울었던 것이 불현듯 떠올랐다.
새로운 사람이 생겨서 그랬던 것이었나, 그런 줄도 모르고 내가 더 미안하다며 좋은 사람 만나라는 말까지 했던 스스로가 비참해졌다.
그게 아니더라도 두 달 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니, 3년간 했던 자신과의 연애는 아무것도 아니었나 허무하고 슬퍼졌다.
자신의 사랑보다 상대의 사랑을 더 믿었던 사연 속 여성은 이처럼 헤어진 후 전 남친의 새로운 사랑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헤어진 전 남친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배신감'이 느껴질 일인지를 되묻고 있었다.
그를 향한 배신감과 미련은 곧 그를 향한 사랑을 의미한다는 것을 끝끝내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당혹스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읽은 사람들은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연애와 이별을 했던 사람이라면, 헤어진 후 옛 연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그 쓰라린 마음이 다시 떠오른 듯 깊은 공감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