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고학생에게는 연애조차 쉽지 않다. 공인회계사를 준비 중이었던 A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는 강남에 사는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그녀는 가난했던 A씨의 가난한 연애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가난을 이유로 A씨의 연애는 끝이 났다.
남은 건 외로움과 가난,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부였다. A씨는 그렇게 3년을 고생했다. 그리고 CPA(공인회계사 시험) 1, 2차에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 후 여기저기서 소개팅 주선이 들어왔다. 그 수많은 연락 사이에는 전 여자친구의 문자도 있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CPA에 합격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게 공부했다. 엄마는 오래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하나뿐인 동생은 지체 장애를 앓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집안에 바랄 수 있는 건 없었다. 학비는 장학금으로,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해야 했다.
어렵게 생활을 이어오며 공부하던 그를 더욱더 힘들게 한건 사랑했던 여자친구였다.
강남에 살았던 그녀는 의사 부모를 둔 이른바 '금수저'였다. 소개로 만나게 돼 사랑을 키우게 됐지만 그녀에게 가난한 고학생은 눈에 차지 않았던 듯하다.
"부모님께 백수인 너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라며 그녀는 A씨를 매몰차게 떠났다.
상심이 컸을 A씨는 이후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영하 20도가 되는 겨울날에도, 영상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빠지지 않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주변에서 '너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라고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독기를 품고 공부한 결과 A씨는 CPA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동안 자기 때문에 고생했던 아빠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합격의 기쁨을 나눴다.
CPA에 합격한 후, A씨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전 여자친구에게 차인 후 여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A씨에게 여기저기에서 소개팅 주선이 들어왔다.
그러던 중, 전 여자친구에게도 문자가 왔다. "합격했다는 소식 들었다. 축하한다. 그동안 못 잊고 있었다.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문자를 본 A씨는 고민했다. 힘들던 자신을 매몰차게 떠난 그녀가 미웠지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생각을 굳혔다.
"힘들 때 나를 떠났던 그 사람은 또다시 힘든 순간이 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날 것 같다"고 밝힌 A씨는 전 여자친구에게 "너 때문에 또 힘들어지긴 싫다. 잘 지내라"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후 다시 문자가 왔지만 A씨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를 본 누리꾼들은 "똥차인 줄 알았는데 벤츠였네",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완전 사이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