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길거리에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4년 사귄 여자친구가 떠올라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사진 제공 = 이디야커피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한때는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과 이제는 남이 됐다.


전부를 줄 것처럼 굴었던 우리는 서로가 되어 각자의 길을 걸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 사람도 나도 서로를 차츰 잊어갔다.


하지만 시간은 떠났어도 추억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무르는 법이다. 특히 우리가 '우리'이던 시절에 함께 듣던 노래를 마주할 때면 지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고는 한다.


최근 20대 남성 A씨는 4년간 만난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저 마음이 시들해졌고, 그렇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길로 떠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처음에 A씨는 그녀와 헤어졌다는 것에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이제 친구들과 술 마실 때 그녀에게 안부 전화를 해야 할 일도, '여자 사람 친구'를 만날 때 눈치 볼 필요도 없었다.


한 달쯤 됐을 때 A씨는 그녀에 대한 기억을 거의 지웠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며 마음 어딘가에 큰 구멍이 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A씨는 그 공허의 근원을 찾지 못해 방황했다. 마음에 뚫린 구멍을 막기 위해 낮에는 소개팅 어플을 들락거렸고, 밤이 되면 홍대 길거리로 나가 헌팅을 시도했다.


그날도 밤 거리를 배회하던 중이었다. A씨는 길거리에서 흘러나온 한 곡의 노래를 듣고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 자리에 멈춰서 한참을 멍하니 있어야 했다.


헤어진 그녀와 데이트할 때 종종 듣던 노래였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그녀는 그 노래가 헤어진 남자가 여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좋다고 했다.


"혹시 나랑 끝나도, 저 노래 주인공처럼 날 못 잊어해야 해, 알았지?"


귀엽게 웃으며 말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순간 A씨의 기억 속에서 그녀와 함께한 4년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대학 동기로 만나 CC 커플로 알콩달콩 했던 순간들, 서로가 처음이었던 그날 밤까지.


A씨는 결국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집으로 돌아왔다며 "그녀에게 연락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문자를 해야 하는지 전화를 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려달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사연 속 A씨의 일화처럼 때로 추억은 노래에 담겨 불쑥 마음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당신에겐 A씨처럼 지난 추억을 '소환'시키는 마법의 노래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노래이며, 그 노래에 담긴 상대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