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과거에는 그 누구도 물을 사 먹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다 일상적으로 물을 사 먹는 시대가 됐다.
지난해 발표된 생수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먹는 물 시장규모는 8,700억원에 이른다. 가격도 얼마 하지 않는데 시장 규모가 이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물을 많이 사 먹는 시대가 됐음을 보여준다.
수 많은 사람이 물을 사먹는 시대인 지금, 사람들은 자신이 사 마시는 물이 좋은 물은지 잘 알고 구매할까.
이 질문을 보고 머릿속에 "좋은 물? 에비앙 말고는 다 그게 그거 아냐?"라는 답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이 기사를 신중히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물은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아마도 모든 물이 하나의 형태라고 생각했겠지만 편의점·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물은 분명 두 가지 형태다.
첫 번째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먹는 샘물'이다. 제품 품목명에 먹는 샘물이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 먹는 샘물은 지하수나 용천수 등 샘물을 마실 수 있게 제조한 물로 자연 형태의 생수다.
보건·환경법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환경부가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에 반해 생수와 외형은 똑같이 생겼으나 품목명에 먹는 샘물이 아닌 '혼합 음료'라 적힌 물이 있다.
이는 일반 생수와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이나 엄연히 다른 제품이다. 이 혼합 음료는 증류수에 첨가물을 넣고 화학 살균 과정을 거친다.
먹는 샘물은 이러한 첨가물, 화학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게다가 환경부에서 50개가 넘는 항목을 세세하게 검사하기에 통과기준도 까다롭다. 혼합 음료가 8개 항목을 검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두 종류 모두 음용 상 문제는 없다. 다만 검사 기준, 항목도 다르고 화학 첨가물 포함 여부도 다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엄연히 다른 물이 비슷한 디자인을 달고 이름도 비슷하게 판매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소비자들이 혼동하지 않고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