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군대 기다린다고 유세떨지마" 2년 기다린 '곰신' 걷어찬 말년 병장이 한 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기다리다미쳐'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어차피 넌 사회에 있으니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편하게 살잖아. 내 군대 기다린다고 유세 떨지 마"


힘든 티도 안 내며 2년 동안 군인 남자친구에게 헌신했던 '곰신' A씨는 이별당한 날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늘 사랑스럽기를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바랐다. 2년 간 쏟아부어준 정성을 생각해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그에게 날아온 말은 차가웠다. 비수처럼 꽂혔다. 


"군대 기다린 게 대수냐", "넌 밖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했잖아", "기다린다고 특권이 주어지는 게 아냐", "너만 하는 거 아니잖아, 널린 게 곰신이야", "너 없으면 나도 편해"


여자는 자신을 감싸주던 따뜻한 남자가 이렇게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결국 남친의 말년 병장 위로 휴가는 이별하는 날이 됐다. 그렇게 그는 끝내 둘 사이를 완전한 '남남'으로 만들어버렸다.


해당 글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이다.


A씨는 얼마 전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남친이 입대하기 전부터 만나 그의 군 생활 대부분을 기다렸다.


꿋꿋이 사랑 하나만으로 남친을 기다렸다. 주변에서 은근슬쩍 온 유혹들도 모두 걷어찼지만, 남친은 알아주지 않았다. 


차갑게 식어버린 남친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러 의견을 쏟아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A씨를 위로했고, 그중 한 누리꾼이 인상적인 글을 남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제3의 매력'


그 누리꾼은 "군인들 군대 가서 고생하는 것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다만 기다리는 여자 생각은 왜 못 해주는 건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이 식어 헤어지는 건 자유지만 방식이 잘못됐다. 군대에서 고생하는 사람만큼 기다리는 사람도 심적으로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군인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도 똑같이 힘들어한다. 단순히 '꽃신을 신지 못할까 봐', '기껏 기다려줬더니 차일까 봐' 등의 이유가 아니다.


좋아하며, 보고 싶은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힘들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줬던 여친을 두고 특권 운운할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만큼은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게 마지막 예의이자 매너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