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성폭행이 '무혐의'로 결정 났다고 '여성 무고죄'에 직접 증거가 될 수 없다"

법원이 남성의 성폭행 혐의가 무혐의로 결론났다고 해서 여성을 '무고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1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최연미 판사)은 무고 혐의로 기소된 25세 여성 김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김씨는 2017년 8월 "남성 A씨가 경남 김해 한 모텔에서 3번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고, A씨는 검찰에 송치됐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검찰에 "성관계는 서로 합의하에 했으며, 김씨는 성관계를 하기 싫다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맞섰다.

수사 결과 김씨는 A씨가 성관계 이후 연락이 되지 않자 허위로 진정서를 작성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A씨는 강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결국 김씨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은 '무죄'를 선고했다. 신고 사실이 진실하지 않다고 해서 '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신고'한 내용이 완전히 객관적 사실과 반대되고 또 반대된다는 걸 완전히 인식했다는 게 증명돼야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라는 걸 명확히 알고, 무고하려는 의도가 분명하지 않다면 무고죄로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씨는 성관계 당시 A씨가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힘으로 눌렀다고 진술한 것을 보면 A씨에게 불리한 사실을 특별히 꾸몄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남성이 '강간 혐의'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