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창작꾼 요지경'의 연극 '가족사진'이 오는 18일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막을 올린다.
연극 '가족사진'은 도시 변두리 허름한 골목에 위치한 '추억관'이라는 사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무슨 사연인지 영정사진만 찍어주는 이 사진관에 한 소년이 찾아와 영정사진을 찍어줄 것을 요구한다.
사진사는 소년의 터무니없는 부탁을 거절하지만, 소년은 우연히 엄마의 유서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유서에는 어머니를 포함한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자살을 결심하는 글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자살을 막을 방법을 찾던 사진사는 고심 끝에 소년에게 공짜로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며 가족들을 '추억관'으로 데려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가족들은 '추억관'에 모이게 되고 그 안에서 가족들과 사진사의 사연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가족사진'이라는 따뜻한 이미지의 단어 뒤에 '죽을 死'자가 숨어 있는 포스터 속 제목처럼 이 가족의 사연은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매일 같이 뉴스나 주변에서 접하는 현대 사회의 기형적 인간 관계, 그 안에서 소외된 삶들에 견주어보면 결코 멀리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일가족 동반 자살'이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뉴스가 되어버린 이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는 더욱 다양해지고 새로워진다.
살고자 했기에 죽을 수밖에 없는 이들의 아이러니한 선택. 연극 '가족사진'은 죽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한 가족의 웃지 못할 이야기를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며 이 시대를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창작꾼 요지경'은 현재 공연계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청년 창작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창작집단이다.
연출, 작가, 기획, 작곡, 무대디자인, 안무, 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모여 협업하고 동등한 관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작업 방식은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연극 '가족사진'을 시작으로 더욱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창작꾼 요지경'의 작가 겸 연출인 김성진이 직접 쓰고 연출한다. '극발전소 301'에서 다년 간 꾸준히 활동하며 '소년공작원', '안녕, 오리!', '너 때문에 발그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서민균, 이성순, 류지훈, 김현중, 이한, 전정욱, 유명진, 최유진, 박혜림 등 특유의 센스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연극 '가족사진'은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