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여친 낙태 경험 있으면 연애만 하고 절대 결혼은 안하겠다는 남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약 두 달 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란 사실상 위헌이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관련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현행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낙태죄에 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황당한 질문을 한 남자친구 때문에 크게 싸운 한 여성의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JTBC News'


글쓴이 A씨는 지난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에 관한 뉴스가 한창 나올 당시 해당 주제로 남자친구와 대화를 하다 크게 다투게 됐다.


당시 A씨는 "이제 여자들이 안전하게 수술을 받게 돼 다행이다"고 흘러지나가 듯이 말했다.


그런데 이를 들은 남자친구 B씨는 갑자기 정색하며 "안전한 만큼 기록이 잘 남아야 할 텐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A씨는 기분이 조금 나빴지만, 생각이 다르겠거니 하고 이를 넘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순정에 반하다'


그런데 얼마 전 데이트를 하던 중 B씨는 뜬금없이 A씨에게 "너 낙태해본 적 있어?"라고 물어왔다.


A씨는 불쾌하고 수치스러워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냐고 하니, 남자친구 B씨는 "네가 낙태도 안 해봤다면 그게 위험한지 어떻게 알아?"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A씨는 화가 났지만 "당연히 불법으로 암암리에 하다 합법화 돼서 양지로 나오면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겠지"라고 침착하게 답했다.


그러자 B씨는 "여자들이 그런 좋은 서비스 받으면서 기록을 남길 것 같아?"라고 비꼬며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또 오해영'


화를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그럼 너도 낙태해봤어?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라고 똑같이 따졌다.


그랬더니 B씨는 "나 낙태 혐오한 적 없어"라고 하면서도 "너 낙태했으면 미리 나한테 말해"하고 심문하듯 말했다.


A씨는 낙태를 한 적도 없고 생각도 한 적이 없지만, 남자친구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 화도 나 "했으면 어쩔건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친구 B씨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럼 너랑 결혼은 안 하지"라고 답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분 나쁜 B씨의 대답에 카페를 박차고 나간 A씨는 생각하면 할수록 남자친구의 발언과 생각이 짜증이 나고 괘씸했다.


이에 A씨는 누리꾼들에게 "저는 제가 낙태를 반대하는데 남친이 낙태를 했다 해도 남친을 믿고 물어보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을 텐데 너무 속상하고 배신감 느껴요"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여자친구에게 너무 무례한 질문이다", "반대로 남자에게 낙태시켜봤냐고 물었다면 기분 나빠했을 것이다", "낙태 합법화를 찬성하는 사람이 모두 낙태를 경험한 것은 아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남자친구를 비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아니라고 하면 되지 화를 내는 게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낙태는 오래전부터 논쟁이 이어져 온 예민한 주제인 만큼 남자친구의 질문을 들은 여자친구는 불쾌하고 수치스러웠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조금 더 신중히 질문했다면 좋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