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때를 모르고 치솟는 기온 탓에 벌써 여름이 찾아온 건 아닌지 혼란과 염려가 앞섰던 요즘 날씨.
끓어오른 더위를 식힐 단비가 오랜만에 내리고 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오늘 같은 날이면 기분까지 이상해진다.
괜히 기분도 싱숭생숭하고 그래서인지 유독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이 떠오르곤 한다.
특히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지글지글 기름에 바짝 구운 파전 한입과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그야말로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왜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날까. 이 질문에 대한 과학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다.
인간의 몸은 일조량에 따라 체내 호르몬 분비가 달라진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 '멜라토닌'(Melatonin)이 급격히 증가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해 나른함과 몽롱함을 느끼게 하고 우울감을 극대화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조량이 줄어들면 세로토닌은 멜라토닌과 반대로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세로토닌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필요한데 이는 밀가루의 주성분이다.
결국 체내에 부족한 세로토닌을 채우기 위해 밀가루 음식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파전과 찰떡궁합인 막걸리는 소화 기능을 저하시키는 밀가루 음식의 특성을 보완해준다.
즉, 비 오는 날에 파전과 막걸리의 조합은 체내 호르몬을 조절하는 데 있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루 종일 비가 예보된 오늘, 친구들과 건강(?)을 위해 파전에 막걸리 한 잔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