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0년부터 국유지에 '별장'을 지어 사용해 롯데그룹이 15년간 국가에 변상금을 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은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 옆에 있는 롯데 별장이 환경부 소유 국유지 8필지 2만 2,718㎡ 규모를 2003년부터 불법으로 사용했고, 롯데 측이 매년 변상금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2008년 지적경계를 측량하는 과정에서 롯데 별장 대부분이 국유지에 있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 

롯데 별장 중 사유지는 4필지 6000㎡가량으로 국유지가 훨씬 많이 차지한다.

이후 수자원공사는 롯데 측에 국유재산법 위반 사실을 공지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그러나 롯데는 이에 응하지 않고 매년 변상금을 내며 버티고 있다. 

변상금은 공시지가를 적용한 점용료의 1.2배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6,025만원이다. 

신 명예회장은 1970년 울산공단 용수공급을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면서 고향인 둔기마을이 수몰되자 이곳에 롯데 별장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부터 옛 고향 사람과 함께 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만들어 매년 5월 마을 잔치를 열고 정을 나눴다.  

그러나 신 명예회장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45년 만인 2015년 중단됐다.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열지 못해 43년째인 2013년 마을 잔치가 마지막이었다.

수자원공사는 롯데의 국유지 무단 사용에 대해 "지자체처럼 행정대집행 같은 권한이 없어 원상복구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문제의 국유지에 특별한 건물이 있거나 대암댐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어서 시설물 철거 대신 변상금 부과로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속되는 요청에도 롯데 측이 국유지를 원상복구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