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국내서 판매되는 사료 24종 중 22개 방부제 검출…"발암의심 물질도"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올해 초 반려동물을 기르는 전국의 수많은 반려인은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월 본지가 좋다고 입소문을 타 애견인은 물론 애묘인도 믿고 구매하는 국내 시판 중인 한 브랜드의 프리미엄 사료에서 합성보존료(방부제)인 '부틸히드록시아니솔(BHA)'가 첨가돼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다. BH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 연구소가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첨가물이다.


문제는 해당 브랜드가 BHA를 첨가해 놓고도 제품 포장지나 공식 홈페이지에 별다른 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반면 일본 소비자에게는 사료 포장지와 홈페이지를 통해 BHA가 첨가돼 있다는 점을 고지하고 있었다.


반려동물에게 좋은 품질의 사료를 먹이고 싶어 비싸더라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구매한 결과가 '소비자 우롱'이었던 셈이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시판 중인 반려동물 사료 24종의 합성보존료 함유 조사 실시 충남대학교 연구소에 BHA·BHT·에톡시퀸·소르빈산 함유 의뢰   


믿었던 사료가 발등을 찍었기 때문일까. 적지 않은 애견인과 애묘인이 다른 사료도 조사해달라는 문의를 보냈다.


인사이트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반려동물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사료검정인정기관인 '충남대학교 농업과학연구소'에 국내 시판 중인 인기 반려동물 사료 24종의 합성보존료 함유 검사를 의뢰했다.


합성보존료는 대표적인 방부제로 꼽히는 BHA와 부틸하이드록시톨루엔(BHT), 에톡시퀸, 소르빈산 등으로 추렸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BHA는 발암 가능성 등 유해성 논란이 있어 유럽 일부 국가과 일본에서는 사람의 식품에는 사용이 금지됐다. BHA가 함유된 사료를 쥐에 투여한 결과 암 발병이 확인된 연구도 있다.


일부 학계와 연구기관에서는 BHT도 발암물질로 의심하고 있다. BHT는 반려동물의 간과 신장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톡시퀸은 동물실험에서 독성이 증명된 보존제다. 구충제와 살충제로도 사용되는 물질이다. 소르빈산은 독성은 약하나 인체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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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24종 중 합성보존료 안 들어간 제품은 '2종 프리미엄 사료 대부분에 합성보존료 사용되고 있어 


조사 대상은 △로얄캐닌 미니 인도어 어덜트 △아카나 프리런덕 △오리젠 식스피쉬독 △오네이처 오네이처 센스티브케어 어덜트 △시리우스월 프리바이오틱스 연어 △지위픽 소고기 강아지 △퓨리나원 순살양고기와 쌀 △나우 그레인프리 스몰브리드 어덜트 △고 LID 연어 어덜트 △인스팅트 오리지널 그레인프리 리얼치킨 △더리얼 크런치 소고기 어덜트 △아투 독 치킨 △토우 훈제연어&고구마 △ANF 홀리스틱 그레인프리 닭고기&감자 △건강백서 건강피부 △이즈칸 퍼포먼스 △네추럴코어 그레인프리 치킨 앤 살몬 전연령(코스트코용) △네추럴발란스 오리지널 울트라 △닥터독 콜라겐 함유 △웰니스 심슬 스몰브리드 살몬 앤 포테이토 △아침애사료 오리연어감자 △지니펫 홍삼&신선한연어 △로우즈 밀프리 드라이푸드 하이드레이드 치킨 칠면조&치킨 레시피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스몰바이트다.


성분 조사 결과, 합성보존료가 단 한 종도 검출되지 않은 사료는 △고 LID 연어 어덜트 △더리얼 크런치 소고기 어덜트 2종뿐이었다. 프리미엄 사료 대부분에 합성보존료가 사용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다수의 사료에는 소르빈산이 함유돼 있었다. 조사대상 24종 중 21종에서 소르빈산이 검출됐다.


BHA는 조사대상 24종 중 11종이, 에톡시퀸은 6종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합성보존료 4종, 아직 안전성과 유해성에 대해 의견 분분 대다수 브랜드가 '無보존료·無첨가물' 문구 내걸고 있어 


이번 조사항목인 합성보존료 4종은 사료가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되지만, 안전성과 유해성에 대해 아직 의견이 분분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암 유발 가능성 등 유해성이 꾸준하게 제기되는 만큼 소비자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어떠한 합성보존료가 사용됐는지를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조사대상 브랜드 중 다수가 '無보존료', '無첨가물'이란 문구를 내걸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안전한 먹거리로 홍보하면서 합성보존료를 넣은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명백한 소비자 우롱"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美 펫코, 내달 1일부터 방부제 들어간 반려동물사료 취급X 반려동물 건강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 같은 결정 내려 


BHA부터 BHT, 에톡시퀸, 소르빈산을 사료에 첨가시켜놓고도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몇몇 브랜드들.


만일 이들 브랜드가 국내에 시판되는 사료 그대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결과는 어떨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몹시 높다. 한 유통채널은 해당 브랜드의 사료를 아예 매장에 들여놓지 않을 듯하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에서 1,500여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유명 반려동물 전문샵 'PETCO(펫코)'다. 펫코는 내달 1일부터 인공 색소, 향료 및 방부제가 들어간 반려동물사료는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펫코가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을 막론하고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터. 이제는 우리가 합성보존료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사진 =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