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의붓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계부가 경찰 조사에서 아내이자 A양의 친모에 대한 선처를 간절히 호소했다.

1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31)는 경찰 2차 조사에서 "아내가 13개월 된 친아들을 키워야 하니 형량을 낮춰달라"며 "강한 처벌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피해자 유족에게 죄송하다"며 "진실을 말하는 만큼 아내도 자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부 김씨는 지난달 27일 전남 무안군 한 농로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안에서 의붓딸 A양(13)을 살해하고 광주의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이자 A양의 친모 유모씨(39)는 이를 공모·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A양이 "새아버지(김씨)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친부에게 알려 보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전남 목포에 사는 A양 친부는 지난 9일 목포경찰서를 찾아 A양의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후 김씨는 유씨로부터 신고 사실을 전해 들었고 자신을 성범죄자로 지목한 A양을 "죽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범행 전날 목포를 찾아 철물점·마트에서 청테이프·노끈·마대자루 등 범행 도구를 구입한 뒤 숙박업소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유씨는 목포역 주변에서 공중전화로 친딸 A양을 불러냈다.

그럼에도 유씨는 경찰 조사 초기, "범행 당시 차량에 타고 있지 않았다"며 김씨의 단독 범행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2일 새벽 심경의 변화를 겪으며 해당 주장을 번복하고 살인 및 사체유기 방조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한편 경찰은 A양의 신고 사실을 유씨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는지 확인하며 피해자 보호와 관련해 절차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