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내달 1일부터 소주 '참이슬' 출고가 인상 알코올 도수 내린 지 한 달 여만에 가격 인상 결정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참이슬'로 한국 소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원가 부담이라는 이유로 가격 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소주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2도에서 17도로 하향 조정한 지 한 달 여만에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
알코올 도수를 낮춰 원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며 소주의 가격을 상향조정한 하이트진로의 행보가 선뜻 이해가 가지않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내달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를 병당 1,015.70원에서 1,081.2원으로 6.45%(65.5)원 인상한다. 3년 5개월 만에 이뤄진 인상이다.
마트부터 식당까지 소주 '참이슬' 가격 줄줄이 오를 듯
지난 2015년 11월 가격 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과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는 게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오는 5월 1일 0시를 기점으로 공장 출고가가 조정되면서 대형마트 3사와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참이슬의 가격도 인상될 전망이다. 출고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공급 가격도 인상되고 소비자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주점에서 판매되는 참이슬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도 크다. 이미 서울 모처의 몇몇 식당에서는 소주 한 병의 가격을 기존 4천원~4,500원 선에서 5천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오비맥주가 맥주 '카스(Cass)' 공장 출고가를 인상한 데 편승해 슬그머니 소주 가격을 인상한 것. 아직 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던 식당도 5월을 기점으로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인상을 바라보는 냉담한 시선
나아가 소주 한 병의 가격이 6천원을 웃돌 수 있겠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고급 주점의 경우 인상 전에도 소주 한 병의 가격을 5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참이슬 가격 인상에 따라 가격을 1천원 가량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소주 한 잔을 마시려면 최소한 5천원은 줘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시민의 한숨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내리는 것은 없고 오르기만 하는 물가에 안 그래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희로애락과 함께한 소주까지 인상 대열에 동참하면서 특히 더더욱 그렇다.
벌써부터 일부 소비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마다 알코올 도수를 조금씨 낮춰 '주정'값을 절감해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봐온 상황에서 소주 출고가까지 올리는 것은 지나친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이트진로 "주정으로 절감한 효과는 0.1% 불과"
소주는 주정에 물을 섞어 만드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따라서 도수가 내려가면 주정값이 절감된다.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알코올 도수가 18.5도였던 참이슬 후레쉬는 올해 3월 17.2도에서 17도로 줄었다. 하이트진로는 이로 인해 약 1천억원 가량 절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 측은 주정값 절감으로 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주정으로 절감한 효과는 0.1%다. 이익을 생각했었으면 (진작) 가격을 올렸을 것"이라며 "소주 부문 매출액은 계속 느는 반면 영업이익은 줄고 있다. 인상 요인을 감내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