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세 교촌에프앤비 신임회장 취임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40년 롯데맨'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이 치킨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지난 22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소진세 전 위원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3일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은 창립 28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교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퇴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소 신임회장의 경험과 능력을 접목해 더욱 전문성이 강화된 조직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40년 롯데맨' 소진세 신임회장…권원강 전 회장과는 '동문'
소진세 신임회장은 1950년 대구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 1977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롯데쇼핑 창립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하며 40년 넘게 롯데의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맨' 소 신임회장이 갑작스럽게 치킨 프랜차이즈의 수장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있었던 게 사실.
일각에서는 소 신임회장이 권원강 전 회장과 동문이며, 오랜 시간 친분을 쌓아온 관계라는 점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두 사람의 친분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지만 '40년 롯데맨' 타이틀을 지닌 소 신임회장이 교촌에프앤비에서 더욱 혁신적인 경영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만은 사실이다.
오너 일가 '직원 폭행' 사건으로 지탄받았던 교촌치킨
자리를 옮긴 소 신임회장이 교촌에프앤비에서 해결해야 할 미션 중 하나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권 전 회장의 친척인 권순철 전 교촌에프앤비 상무가 2015년 3월 직원에게 폭행·폭언을 가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심지어 권 전 상무는 폭행 한 달 뒤 퇴직했다가 2016년 재입사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비판을 받았고, 권 회장은 파문 당일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날 논란의 당사자인 권 전 상무는 별도의 사과도 없이 조용히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분개한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업공개 추진, 신사업 확장 등 과제 남아
권 전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권 전 회장은 2020년까지 교촌에프앤비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재 교촌에프앤비가 미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 각국에 30개 가까이 매장을 두고 있는 만큼 상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교촌의 필수 과제다.
각종 신사업을 안정 궤도에 올려놓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 교촌에프앤비는 불굴의 인기를 자랑하는 교촌치킨 외에 한식 브랜드 '담김쌈',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 등을 론칭해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교촌에프앤비는 가정간편식(HMR)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소 신임회장, "교촌의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 다할 것"
어깨가 다소 무거워졌을 소 신임회장. 그는 취임식에서 "교촌이 가진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교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향후 경영 방향으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형성 ▲상생의 가치 발전 등을 내세웠다.
이로써 '40년 롯데맨' 소 신임회장이 교촌에프앤비를 한 단계 더 높은 성장 궤도에 올려둘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