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다이어트 갑질부터 세무조사까지"…결국 '무산'된 바디프랜드 상장의 꿈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 / 뉴스1 


바디프랜드, 코스피 상장 '최종 무산'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헬스케어 그룹 바디프랜드의 코스피 상장이 결국 최종 무산됐다. 


지난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전날 바디프랜드에 대한 상장예비심사에서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11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결과는 '상장 무산'. 업계는 바디프랜드의 상장 계획이 좌초된 원인을 직장 내 갑질, 임금 체불, 세무조사 등 지난해부터 연이어 터진 '3대 악재' 때문으로 보고 있다. 


YouTube '바디프랜드컴퍼니 (안마의자,천연라텍스,정수기)'


살찐 직원에 엘리베이터 못 타게 해…'직장 내 갑질'로 곤욕 


지난해 8월 바디프랜드는 살이 찐 직원에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다이어트 식단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또 흡연자인 직원에게는 금연을 강요하며 불시에 소변검사를 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논란 이후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소중한 내부 문건과 왜곡된 정보를 외부인과 언론에 유출해 회사가 11년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며 내부 사정을 외부에 유출한 직원 11명에게 징계를 내려 더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진=인사이트


임금 체불 문제로 박 대표 형사 입건되기도 


이어 지난 1월에는 '임금 체불'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바디프랜드 특별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 사항' 자료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2016~2018년 임직원 15명에 대해 연장근로수당 약 2천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퇴직금에 연차휴가수당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156명에게 4천만원가량을 미지급했다.


이로 인해 박 대표가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바디프랜드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 6건에 대해 금품 체불 6,182만원, 과태료 2건 450만원 처분을 받았다. 


사진=인사이트


최근 세무조사까지 받으며 "상장 물 건너갔다"는 말 나와 


마지막 악재는 세무조사였다. 지난 11일 서울지방국세청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관들은 박 대표와 함귀용 부회장의 집무실을 비롯해 재무팀·회계팀이 위치한 7층을 중심으로 하드디스크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해 오후에 돌아갔다. 


세무조사에 대한 구체적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국세청 조사 4국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세무 문제가 발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사 4국은 법인 또는 개인의 범칙 여부 등 기획 세무조사를 주로 담당한다.


YouTube '바디프랜드컴퍼니 (안마의자,천연라텍스,정수기)'


바디프랜드, "준비 부족…역량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 


결국 바디프랜드는 지난해부터 연이어 터져 나온 3대 악재를 이기지 못하고 상장 미승인 처분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더 큰 도약을 위해 당분간 경영 투명성 강화와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충고라고 생각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회사 경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 체질 개선 등 필요 조치들을 취하고 역량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국내 안마의자 열풍을 이끌어 예상 기업 가치만 최대 3조원으로 추산되는 바디프랜드. 


빠른 시일 내에 회사를 둘러싼 온갖 잡음을 해소하고 다시금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