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도 술값 인상 주류 줄인상에 깊어지는 애주가의 한숨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소주나 맥주 없이 못 산다고 말하는 애주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카스(Cass)'로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오비맥주가 카스를 비롯한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소주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출고가를 6.45% 인상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
맥주와 소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가 총대를 메고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선포한 만큼 나머지 업체도 도미노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두 주류의 성질은 다르나 가격 인상 요인은 같다.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여건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오비맥주 출고가 인상에 대형마트·식당가까지 줄인상 4~5천원에 판매되던 맥주 한 병 5~6천원에 판매돼
양사가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대형마트 3사를 기점으로 업소와 식당가 등에서의 주류 가격이 줄줄이 올랐거나 오를 전망이다.
특히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인상한 이달 4일을 기점으로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오비맥주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주점이나 식당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들썩였다. 오비맥주의 공장 출고가가 인상되자 일부 식당들은 가격 인상에 편승해 판매 가격을 기존 4~5천원에 판매되던 맥주 한 병 가격을 5~6천원으로 올렸다. 참이슬의 식당 및 주류 가격 인상도 시간문제다.
식당에서 맥주 한 병을 시키려면 최소 5천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소맥 한 잔을 먹으려면 1만원은 지불해야 마실 수 있다는 시선도 많다.
주류 인상 신호탄 오비맥주, 지난해 사상 최재 실적 거둬 매출 1조 7천억·영업익 5200억·당기순 5001억…수익 개선
밖에서 마음껏 술을 들이켜기 힘든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이달 초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린 오비맥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1조 6,981억 4,774만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1조 6,635억 1,119만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늘었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은 5,145억 1,643만원으로 4,940억 9,659만원인 전년보다 4.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5,001억 7,314만원으로 4,670억 248만원보다 7.1% 늘었다.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수익 개선에도 원가 상승 부담에 기습 가격 인상 단행
그러한 가운데 오비맥주는 수익 보전을 위해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월부로 폐지된 국세청 '주류 가격명령제'의 영향도 한 몫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주류 가격명령제가 시행될 때만 하더라도 주류업체는 정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만 가격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
해당 제도가 폐지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오비맥주는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란 명목으로 기습 가격 인상을 실시했고, 공장 출고가부터 식당가에서 판매되는 병맥주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풍경을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