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한진그룹 신임 회장직 올라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장례를 마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로써 조원태 신임 회장은 할아버지인 창업주 고(故) 조중훈 전 회장과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뒤를 이어 '3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하게 됐다.
조 신임 회장,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 둘 것"
지난 24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신임 회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신임 회장 선임은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 신임 회장이 그룹의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을 계승 및 발전시키고 한진그룹의 비전 달성을 차질 없이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IT(정보기술)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으로 입사했다.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을 거쳤으며 16년 만에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지분 상속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남아
그러나 조 신임 회장이 실권을 쥐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선친의 지분 상속 문제다.
조 신임 회장은 현재 한진칼 지분 2.34%를 보유 중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0%로 삼 남매가 모두 각각 3%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 전 회장의 보유 지분인 17.84%(보통주 기준)을 상속받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속세만 2천억원 이상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 신임 회장이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는 이날 지분율을 기존 12.80%에서 14.98%로 늘렸다고 밝히는 등 한진家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모습이다.
침체된 한진그룹 내부 분위기도 추슬러야
아울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갑질' 등 잇따른 오너리스크로 인해 실추된 한진家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도 조 신임 회장에게 남겨진 난제다.
침체된 한진그룹 내부 분위기 역시 적극적으로 추슬러야 할 필요가 있다. 조 신임 회장은 올해 초 50주년을 맞이한 시무식에서도 "이제 회사는 우리 임직원에게 보답한다는 자세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내부 결속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조 전 회장의 장례를 치른 이후에는 임직원에게 "우리가 가야 할 이 길을 위해 지난날의 모든 아픔은 뒤로하고 새로운 마음, 하나 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합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영권 안정화부터 내부 결속 강화까지, 이 모든 과제를 떠안은 조 신임 회장이 대한항공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