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5년' 지났지만 아직도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미수습자' 5명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2019년 4월 16일인 오늘은 '세월호 참사' 5주기이다.


전국 곳곳에서 당시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가운데, 지난 5년간 단 하루도 그날을 잊지 못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유가족들이다. 그중에서도 시신조차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은 더욱 눈물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0월 19일, 미수습자 5명을 끝내 수습하지 못한 채 세월호의 수색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영원히 가슴 속에 묻어둬야만 했던 그 이름은 남현철 군, 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이다.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러한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본다.


1. 박영인 군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에 재학 중이던 박영인 군은 운동을 좋아하는 체대 지망생이었다.


못하는 운동이 없었던 박 군은 특히 축구를 좋아했다고 한다.


생전 박 군에게 축구화를 사주지 못했던 어머니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에서야 박 군에게 축구화를 선물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박 군의 축구화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사랑하는 내 아들 너를 기다리는 모든 이의 따듯한 품 안에 돌아오렴. 사랑한다'


2. 남현철 군


(좌) 온라인 커뮤니티, (우) 뉴스1


박영인 군과 같은 반 친구였던 단원고 2학년 6반 남현철 군.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던 낭만 소년이었던 남 군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남 군은 마지막으로 세상에 자신의 곡을 남겼다. 그가 작사하고 또 다른 희생자인 고(故) 이다운 군이 작곡한 '사랑하는 그대여'라는 곡은 가수 신용재가 불러 수많은 이의 귀를 적셨다.


많이 힘든 그대, 힘이 든 그대 안아주고 싶어요. 지금쯤 그대는 좋은 꿈 꾸고 있겠죠 - '사랑하는 그대여' 가사 중


3. 양승진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


단원고 일반사회 과목을 담당하던 양승진 교사는 30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참사 당시 양승진 교사는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벗어 준 채 "밖으로 나오라"고 외치면서 배 안으로 다시 걸어들어갔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결국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제자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 안간힘을 썼던 양승진 교사는 2017년 12월 19일 순직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유해를 찾지 못했기에 집에서 나온 고인의 머리카락 등을 유해 대신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4. 권재근, 권혁규 부자


온라인 커뮤니티


그날은 권재근 씨 가족이 부푼 꿈을 안고 제주로 이사를 가던 날이었다.


권재근 씨는 베트남 출신 아내 한윤지 씨와 아들 혁규 군, 딸 지연 양과 함께 세월호에 올랐다.


하지만 단란했던 가족은 그날 이후, 희생자(엄마), 생존자(딸), 미수습자(아빠와 아들)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참사 당시 6살 혁규 군은 한 살 어린 여동생 지연 양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양보하며 "아빠를 찾으러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돌아오지 못했다.


지연 양은 오빠의 도움으로 세월호에서 무사히 탈출해 현재는 고모의 손에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