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아베가 철거하라고 압박하던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부산시가 기습 철거했다

부산시의 기습 철거를 막는 건립특위 관계자들 / 뉴스1


[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부산 일본영사관 근처에 임시 설치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기습 철거당했다.


일본 아베 정부가 불편해하는 동상을 철거한 건 다름 아닌 부산광역시였다.


지난 12일 오후 6시께 부산시는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있던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들어갔다.


이날 부산시 공무원 50여 명과 중장비가 동원된 가운데 노동자상은 트럭에 실려 일제강제동원역사관 1층 관람객 대기 장소로 옮겨졌다.


철거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 뉴스1


앞서 부산시는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에 공문을 보내 노동자상의 이동을 요구했다.


건립특위는 공문에 내부 논의 후 결과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부산시는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오후 6시가 지나자 빠르게 동상을 철거한 것이다.


행정대집행 이후 부산시는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불법 조형물 설치에 대한 행정조치를 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로운 합의를 하지 못하고 공권력을 동원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여전히 조형물 설치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부산시의 제안은 유효하다"고 전했다.


이동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 뉴스1


하지만 건립특위는 "부산시가 시민의 뜻이 담긴 노동자상을 강탈해 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그토록 원하던 일을 우리 정부가 공무원을 동원해 완수했다"며 "오거돈 부산시장에게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지난 3월 1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건립특위가 임시 설치한 것이다.


당시 건립특위는 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에 세우려 했지만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며 이를 정발 장군 동상 앞에 임시 설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