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스타벅스가 '사이렌 오더' 취소 기능 문의에 내놓은 공급자 중심의 답변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사진=인사이트 


두 달여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의 맹점 결제 후에야 '대기 인원' 알 수 있어…주문 즉시 취소도 안 돼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에겐 든든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전 주문 시스템 '사이렌 오더'가 정작 일부 소비자에겐 불편 덩어리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렌 오더는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하루 평균 11만 건이 결제될 정도로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스타벅스 일 평균 주문건수의 약 18%에 달하는 수치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가 지난 2014년 스타벅스 앱에 도입한 기능이다. 매장을 방문하기 전 앱 내 사이렌 오더를 통해 원하는 음료나 디저트 등의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결제는 선불 충전형인 스타벅스카드, 신용카드, SSG PAY로 할 수 있다. 결제가 끝나면 주문한 매장에 음료 주문이 접수되기에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편의성 높여 꾸준히 늘고 있는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 2017년 하루 6만 건에서 2019년 11만 건으로 증가 


개인 취향에 따라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퍼스널 옵션 항목을 클릭하면 시럽이나 얼음·휘핑크림의 양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포스 앞에서 파트너에게 일일이 주문 사항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


때문에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 하루 이용 건수 6만 건에서 2018년 7만 8천 건, 2019년 11만 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늘 어둠의 그림자가 공존하는 법. 편의성을 높인 사이렌 오더에도 치명점인 '맹점'이 존재한다.


바로 결제 전 대기인원을 알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어플 내에서 취소가 안 된다는 점이다. 사이렌 오더 주문 건은 매장을 방문해야만 취소가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시간 아끼려 '사이렌 오더' 썼다 대기 100번대인 경우도 어플서 즉시 취소 안 돼 매장 방문해 30분 기다리기도 해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바로 커피를 픽업하려 사이렌 오더를 이용했다가 결제 후 대기번호가 너무 길어 깜짝 놀랐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사이렌 오더 주문을 취소하고 싶어도 매장 줄이 길어 십여분 이상 기다렸다는 소비자도 더러 있었다.


한 소비자는 "대기번호가 117번이었다. 그런데 어플 내에서 결제 취소가 불가능해 매장에서 줄을 선 뒤에 파트너에게 직접 주문 취소를 말해야 했다"며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결론은 무한대기"라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이렌 오더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에서 9시, 점심시간인 12시와 1시에 주문건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 제공 =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소비자, 결제 전 대기인원 공개 및 앱 내 취소 기능 도입 제시 스타벅스 "주문 후 취소는 혼란 야기…불편사항 보완 검토할 것"


즉, 피크 시간대에는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다수의 소비자는 사이렌 오더에 결제 직전에 현 대기 인원을 알려주거나 취소 기능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고, 스타벅스 측은 지난 2월 고객의 불편 사항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보완사항을 지속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여전히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에서는 결제 직전에 대기인원을 알 수 없으며 주문 취소를 할 수도 없다.


철저한 고객 중심 경영을 추구, 충성고객을 확보해 연매출 1조 5천억원 대의 '커피공룡'으로 거듭난 스타벅스 그간의 방침과 사뭇 대조되는 방침인 셈이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2달여 지났으나 개선되지 않은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스타벅스 "모니터링 중…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 측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모니터링 중에 있다"며 "고객 의견 경청 및 모니터링 통해 개선 보완사항은 순차적으로 지속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모니터링 중에 있으며, 바뀐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새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이나 개일 일정에 투자하려는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사이렌 오더.


결제 전 대기인원을 공개하거나 어플 내 취소 기능을 도입해 피크 시간대 효율성을 높여달라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과연 언제쯤 받아들여질까.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