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다양한 콘텐츠로 전세계 콘텐츠 시장을 잡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
전국 2만 7천명의 안드로이드 이용자 표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한국 가입자만 12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1월 34만명 대비 3.7배 늘어난 수치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전세계 미디어 시장을 섭렵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행보에 국내 다수 OTT업체는 긴장한 상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넷플릭스의 회원, 업계 관계자들이 지적한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풀어야 할 과제를 한데 모아 소개한다.
1.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더 늘려야 해"
마블의 모기업 월트디즈니가 자체 동영상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출범한다는 소식과 함께 넷플릭스에서의 신규 마블 TV 편성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앞으로 자체 콘텐츠,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미디어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보유한 OTT 사업자가 없다는 점을 보았을 때 넷플릭스가 앞으로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 전역에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국 콘텐츠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아직 넷플릭스에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2. "속도가 아프리카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인터넷 속도를 빠른 편에 속한다.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일부 회원들은 영상을 재생하기까지 걸리는 속도가 마치 "아프리카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이용자들은 지적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속도가 빠르기로 유명한 한국에서 넷플릭스 속도만 떨어지는 것은 넷플릭스 해외 서버에 접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에 데이터 서버를 둘 수 없는 넷플릭스는 자사가 개발한 캐시서버를 콘텐츠 제휴를 맺은 ISP에 무상으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속도 저하를 막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가별·인터넷사업자(ISP)별 속도, 넷플릭스 서버에 접속하는 속도를 공개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제휴한 LG유플러스와 딜라이브는 캐시서버를 설치한 후 3.0Mbps대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지 않은 KT와 SK브로드밴드는 기존 망으로 넷플릭스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3. "망 사용료 내야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월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자사 IPTV에 넣은 것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수익을 놓고 LG유플러스와 9대 1로 나누고, IPTV 서비스를 위한 망 사용료도 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콘텐츠 제공 업체(CP)가 통신사와 나누는 비율이 7대 3임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특혜'나 다름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업체들보다 비용 경쟁 면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IPTV 서비스를 시작하면 국내 OTT 업체의 경쟁력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또한 유튜브가 넷플릭스처럼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서비스를 시작하며 동영상 시장을 장악했듯, 또 다른 해외 미디어 공룡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