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153 볼펜'의 다양한 변신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흰색 육각 몸통에 검은색 머리로, 여느 가정에서나 한두 개쯤은 있는 친근한 모나미의 '153 볼펜'.
문구 제조·사무용품 유통서비스 기업 모나미는 지난 1963년 5월에 출시한 153 볼펜으로 '국민 볼펜' 기업이 됐다.
그러나 모나미는 '국민 볼펜' 기업이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를 새겨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 '카카오프렌즈 모나미 153'과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쓸 수 있는 '네오스마트펜 모나미 에디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가운데 모나미 제품 중 최고가를 자랑하는 한 펜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격은 무려 200만원이다.
200만원에 판매 중인 '153 피셔맨'
모나미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볼펜은 '153 피셔맨(Fisherman·어부)'이다.
이는 모나미가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교황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특별 제작한 헌정펜이다.
32명의 인원이 기획부터 수작업 공정까지 참여해 약 100일간의 제작 기간을 거쳤다.
"'153 볼펜' 이름은 성경 구절에서 착안" 기독교 신자 송삼석 모나미 회장의 진심
해당 볼펜에는 그물로 물고기를 낚는 어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담아낸 듯 새겨져 있다.
153 볼펜의 이름이 '베드로가 예수님이 지시한 곳에서 153마리의 물고기를 잡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신약성서 요한복음 21장 11절 구절에서 유래된 것에 착안해서다.
실제로 153 볼펜 개발을 진두지휘한 창립자이자 기독교 신자인 송삼석 회장은 회고록 '내가 걸어온 외길 50년'에서 "153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의지해 따르면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숫자였다"며 작명 배경에 과해 설명한 바 있다.
손광수 보석·금속공예 명장 손길 거쳐 탄생
또 153 피셔맨은 일반적인 볼펜 제작 공정이 아닌 수작업 공법을 통해 제작돼 보석과 같은 색채와 강도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볼펜의 몸체는 순은으로 제작되고 백금 도금으로 마감처리를 했으며,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라믹 공정을 선택했다.
특히 까다로운 세라믹 공정은 대한민국 고용노동부에서 2013년도 보석·금속공예 명장으로 선정한 40년 경력의 손광수 명장의 손길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교황청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
해당 볼펜은 그해 8월 11일 교황 방한 준비 위원회를 통해 교황에게 공식적으로 전달됐다.
현재는 이탈리아 로마교황청의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모나미 관계자는 "이 헌정펜은 수많은 노력과 직원의 정성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 펜이) 로마를 대표하는 바티칸 박물관에 보관돼 역사를 기록하게 되었다니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