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일)

"동생 여자친구가 제 동생을 죽이고 '동반자살'로 위장시켰습니다"

사진 제공 = 제보자 유족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동생 여자친구가 제 동생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죽이고 '동반자살'로 위장시켰습니다"


2018년 10월 21일. 경기 부천 소재의 한 모텔에서 당시 30세였던 유모씨가 약물 과다 투여로 인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리고 그 옆에는 유씨의 여자친구 박모(32)씨가 있었고, 쓰러져 있었다. 박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경찰에 이렇게 진술했다.


"우리는 동반자살을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약물을 투여했고, 제게도 같은 약물을 투여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즉 '동반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다. 모텔에서의 동반자살은 흔하지는 않아도 없는 일은 아니었기에 경찰은 일찌감치 '동반자살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사건 현장도 너무 쉽게 정리했고, 사진도 제대로 찍지 않고 관련 자료도 명확하게 남기지 않았다. 유족들은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좀처럼 생각을 바꾸지 않던 경찰은 박씨의 행동거지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조금씩 받았다. 그리고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박씨에게 '살해 혐의'를 적용하고 용의자로 전환했다.


박씨를 용의자로 설정하고 조사한 결과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났다. 2016년, 한 병원에 근무하던 박씨는 그곳에서 프로포폴과 진통제, 항생제, 주사기 등 다량의 약품을 절취했다.


박씨는 경찰에 진술에서 "자살을 하려고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 유씨와 '동반자살'을 선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 제보자 유족


그러나 유씨의 유족은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제 동생은 사건 발생 다음날 원래 일을 가려고 준비를 해놨다"면서 "당시 아버지 일을 돕고 있었고, 3월에도 그 아버지 일을 친구가 함께 돕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친구를 만나기로 한 날, 원래는 다른 친구와 약속이 잡혀 있었다"면서 "그리고 결혼을 하기로 한 친구가 있어 다른 친구들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자살을 결심한 이들은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든, 먼 미래든 어차피 이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씨는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계획해놓았다는 게 유씨 유족의 증언이다.


유족들은 박씨에게 조금 이상한 면도 있었다고 했다. 그 이상한 면은 바로 '집착'이었다. 늘 유씨에게 집착했고, 만나 주지 않으면 화를 냈다고 한다. 친구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유씨가 결국 이별을 결심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유씨는 여자친구만이 아닌, 가족과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l


사인은 '약물 과다 투여'였다. 부검 결과, 유씨의 팔에는 주사바늘 자국이 2개였다. 프로포폴과 리도카인(마취 성분), 디클로페낙이 과다 투여돼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박씨는 "나도 죽으려고 약을 투여했는데 중간에 링거가 빠져 죽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몸에는 유씨보다 적은 양의 약물이 투여돼 있었고, 페미라닌과 암브록솔이라는 약물은 치료농도보다 더 적은 양이 투여됐다.


유족들은 이를 보고 죽을 생각이 없던 게 확실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 울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사건 발생 6개월이 됐지만, 박씨는 지금 자유를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지만, 불구속 입건이고 검찰은 아직 기소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이 모든 게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L사와 계약한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박씨와 계약한 로펌


유족은 인사이트에 "박씨의 인스타그램을 우연하게 들어가게 됐는데 가족들과 연말 삼겹살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면서 "다른 사람들과 너무도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의 어머니와 대화도 하게 됐는데,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박씨가 한 남자와 동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에 이미 진술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즉, 유씨와 관계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남자는 결혼이 예정된 사이다.


유족은 "막냇동생과 결혼하겠다고 데려와 사랑을 줬는데 그 사람이 너무나 원망스럽다"면서 "무조건 구속 시키고 처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사연은 오늘(5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도 다뤄진다. 방송은 오후 8시 55분부터 시작된다.


사진 제공 = 제보자 유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