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나에 이어 남편까지 치매에 걸렸다"···노부부의 먹먹한 사랑 그린 영화 '로망' 후기


영화 '로망'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기억이 희미해져도 사랑은 선명해진다.


실제 모든 걸 잊어버린 치매 어르신 중에도 사랑하는 배우자나 자녀의 이름은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먹먹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로망'이 오늘(3일) 전국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개봉됐다.


'로망'은 동시에 치매를 앓게 된 75세 조남봉(이순재 분) 할아버지와 71세 이매자(정영숙 분) 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다.


정신줄은 놓쳐도 사랑줄은 꼬옥 쥔 채 서로를 보호해주는 조남봉과 이매자의 가슴 아릿한 모습은 보는 이들 마저 뭉클하게 한다.


영화는 45년 차 노부부의 애환 스민 로맨스를 보여주며, 고령화 치매 사회를 담담히 직시하고 사랑이라는 따뜻한 솔루션을 환기시킨다.



영화 '로망'


고령화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에 화두를 던지는 이 영화에 많은 이들은 부모님과 조부모님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더없이 긴 여운을 느꼈다는 관객들은 "억지 감동이 아니라 좋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 추천한다", "부모님에게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오래간만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덤덤하게 그려서 더 짠했다", "너무 감동적이다. 두 번 볼 인생 영화가 탄생했다"라며 일제히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번의 눈짓과 손짓으로 서로의 심정을 헤아리는 끈끈한 부부애를 잘 표현한 이순재와 정영숙의 열연에 감탄하는 이도 많았다. 이들은 "연기 경력 도합 114년의 두 베테랑 배우 덕분에 몰입이 잘돼 '엉엉' 소리 내 울었다"며 이순재와 정영숙에게 박수를 보냈다.


치매 선고 후 제 정신이 들을 때마다 '나한텐 당신 뿐이야. 먼저 가면 안돼. 미안하다'라고 손편지를 남기는 부부의 모습을 연출한 감독의 섬세함에 놀라움을 표하는 관객도 있었다.


많은 관객은 "뇌리에 박힐 명장면이 많아 오래도록 먹먹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며 '로망'으로 장편 데뷔를 한 이창근 감독의 능력을 칭찬했다.



영화 '로망'


이 외에도 "(눈물이 계속 나) 눈 안의 미세먼지를 씻어낼 수 있는 영화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가장 감동적이었다" 등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로망'은 '돈', '어스', '장난스런 키스', '캡틴 마블', '덤보'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네이버 영화 기준 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유지하고 있다.


'티켓 파워'가 막강한 핫한 스타가 한 명도 출연하지 않지만, 탄탄한 스토리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자극적인 영화 속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고 있는 유일무이한 영화 '로망'이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영화계 인사들의 관심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