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이어 경쟁사 'LG생건'에 1위 자리 내준 아모레 경제 규모 및 소비 시장 점점 커지는 '인도'에 관심 주문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K-뷰티 선봉장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던 국내 굴지의 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듯하다.
2년 연속으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쟁사인 LG생활건강에 '1위' 타이틀을 내줬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쪼그라든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는 아모레퍼시픽.
그래서일까. 아모레퍼시픽을 이끌고 있는 서경배 회장은 해외 중에서도 '인도'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었다.
서경배 회장, 정기조회서 '인도 시장' 언급
3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경배 회장은 지난 1일 정기조회에서 임직원에게 인도에 관심을 갖자고 주문했다.
서 회장은 "인도는 얼마 후면 인구 14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우 큰 나라다. 경제 규모도 세계 6위다. 3위 자리를 차지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소비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7.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으로 도시화가 약 34% 진행됐다.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넘어가고 있어 곧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서울처럼 인구 1천만명이 넘는 도시도 6곳이나 된다. 5백만명이 넘는 도시와 3백만명이 넘는 도시가 3곳씩 있다. 이들 도시는 각각 인구 1천만명 도시, 5백만명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서 회장 "인도, 우리의 집을 완성하는 역할할 핵심 국가"
주변국도 '빅사이즈'다. 인도 좌우에 있는 주변국에도 인구 1천만명 이상의 도시가 3곳이나 있다.
때문에 서 회장은 인도를 둘러싼 인구 변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인도는 중국과 아세안, 미국에 이은 네 번째 중요한 기둥"이라며 "비로소 우리의 집을 완성하는 역할을 할 핵심 국가"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원칙'을 강조했다. 경쟁과다와 고객의 취향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회사가 여러 가지 상황에 놓여있으니 고객중심의 원칙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
아모레, 5월에 에뛰드하우스 출시해…인도에 집중
지난해 11월 실적 부진과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으로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던 때 두려워하지 말자고 임직원을 독려함과 동시에 동남아와 호주 등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비슷한 맥락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2년 인도에 법인을 세운 뒤 2013년 이니스프리를 출시하며 인도 진출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에는 라네즈를 출시했으며, 내달에는 에뛰드하우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인도에 집중하는 셈이다.
서 회장이 인도 시장에 제법 관심이 있다는 점은 그의 넥타이 컬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서 회장이 오렌지색 넥타이를 맨 까닭
그는 정기조회에 인도의 국기를 구성하는 세 가지 색 중 하나인 오렌지색 컬러의 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실제 서 회장은 "지난주에 인도를 갔다 왔다"며 "인도의 국기에서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오렌지 컬러 넥타이를 매고 왔다"고 직접적으로 인도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6조 782억원의 매출과 5,4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한 것이며,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