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여파로 韓기업 잇따라 철수…톈진 공장 준공한 SPC그룹파리바게뜨 통해 연 44조 중국 베이커리 시장 잡겠다는 굳은 각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SPC그룹이 톈진에 최대 규모의 해외공장을 준공했다.
롯데 등 주요 대기업이 중국시장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반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은 치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허영인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기존 중국 베이징 공장을 이전 및 확장하는 차원에서 톈진(天津)에 'SPC 톈진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SPC 톈진공장' 준공은 중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의 가맹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생산시설 확충과 품질 제고를 위해 건립됐다.
파리바게뜨가 중국시장에 진출한지 15년 만에 일궈낸 성과였다. 업계에서는 'SPC 톈진공장' 준공을 계기로 파리바게뜨가 현지 진출 처음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중국은 베이커리 시장 규모가 연간 44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SPC 톈진공장' 준공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SPC 톈진공장'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도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SPC그룹이 총 400억원을 투자해 세운 'SPC 톈진공장'은 빵과 케이크류뿐 아니라 가공채소와 소스류 등 390여 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그룹이 보유한 해외 생산시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프랑스 기업도 포기한 중국시장서 파리바게뜨가 성공한 진짜 비결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와 차별화 전략 통한 허영인 SPC 회장 뚝심
'SPC 톈진공장'을 통해 초저온으로 발효를 중단시켜 신선한 상태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한 빵 반죽인 휴면반죽을 생산, 중국 전역에 공급해 중국의 핵심 생산기지로 일궈내겠다는 것이 그룹 목표다.
그렇다면 SPC그룹은 어떻게 빵으로 유명한 프랑스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폴'과 '포숑'도 살아남지 못하고 철수한 중국시장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중반 당시 허영인 회장은 오랜 고민 끝에 직원들을 중국으로 출장보냈다. 현지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10여년 가까운 오랜 준비 끝에 허영인 회장은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 구베이에 파리바게뜨 1호점 오픈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에 뛰어들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허영인 회장은 해외 진출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과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대신 직진출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중국시장에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가 자리잡기까지는 우열곡절이 많았다. 허영인 회장은 특유의 뚝심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허영인 회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통해 중국 현지 진출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파리바게뜨는 초기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뛰어넘어 성공 가도에 오른 것이다.
덕분에 SPC그룹은 진출 15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하나둘씩 일궈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SPC 톈진공장' 준공이다.
파리바게뜨, 중국 성공은 허영인 SPC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허영인 회장 "파리바게뜨, 중국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
중국 100호점이 9년, 200호점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300호점은 1년 6개월만에 돌파했다. 허영인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SPC그룹은 톈진공장 준공을 통해 연간 44조원에 달하는 중국 베이커리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PC 톈진공장'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도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는 허영인 회장.
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모델이기도 하던 그가 프랑스 기업도 포기하고 떠난 중국 시장에서 한국 베이커리 기술력으로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