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눈이 부시게'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점점 더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에는 '아직도 오늘'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벌써 오늘'이다.


그렇게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도 함께 커진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7년에 방송된 tvN '알쓸신잡'에 출연했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인식한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사건이 많았다면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지만, 새로운 사건이 없으면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tvN '알쓸신잡'


지난 18일 케임브리지 대학교 저널 '유러피안 리뷰'에 실린 애드리안 베얀 미국 듀크대 기계공학 교수의 소논문에도 정 교수의 말을 뒷받침할만한 내용이 실렸다. 


그는 논문에서 '시계의 시간'과 사람의 마음이 느끼는 '마음의 시간'은 같지 않다고 말한다. 시계의 시간은 정해진 규칙과 간격에 따라 일정하게 흘러가지만, 마음의 시간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그에 따르면 마음의 시간은 '이미지가 우리 뇌에 저장됨'에 따라 흘러간다. 


이 이미지는 우리가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는 것에 따라 만들어지는데, 나이가 들면 신체가 노화되면서 이미지를 만들고 저장하는데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는 더 빠르게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저장한다. 젊을 때와 나이가 들었을 때 흘러가는 시계의 시간은 같지만, 저장되는 이미지의 수는 나이가 들수록 더 적어지게 된다. 


이 이미지는 앞서 정 교수가 말했던 새로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는 저장되는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지고, 나이가 들면서는 저장되는 이미지가 적어지면서 시간도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버킷리스트'


신체의 노화를 막을 수 없듯 '마음의 시간'을 어린 시절처럼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금은 더디게 만들 수는 있다. 


가능한 한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을 자주 하자. 과거보다 많은 이미지를 저장할 수는 없겠지만, 기억에 남는 즐거운 경험을 많이 남긴다면 나중에라도 많은 시간을 보낸 것처럼 느낄 것이다. 


즐거운 기억이 많은 삶, 이런 삶이 진정 '젊게 사는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