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현경 기자 = 남성도 복용할 수 있는 경구피임약이 성공적인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현재 개발 중인 남성용 경구피임약의 임상 1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25일 진행된 내분비학회에 '11-Beta-MNTDC'라고도 불리는 피임약의 중간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알약 형태로 되어있는 이 약은 테스토스테론과 비슷한 성분으로, 동일한 연구팀이 작년에 발표한 남성용 피임제 dimethandrolone undecanoate(DMAU)와 유사하다.
연구팀은 18세에서 50세 사이의 건강한 남성 40명에게 약을 투약한 뒤 결과를 지켜봤다.
이들 중 2명은 경미한 발기부전증을 겪고, 5명은 성욕이 약간 감소했다고 느꼈지만 이들의 성적 활성도는 감소되지 않아 실제 성생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4-6명의 남성에게서 가벼운 두통과 여드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의 크리스티나 왕(Christina Wang) 수석 연구원은 "이 약은 테스토스테론이 생체에 끼치는 영향을 모방한 원리로, 큰 부작용을 줄였다"라고 설명했다.
이 피임약을 복용함으로써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충분하다는 신호가 전해지면 뇌는 정자 생산을 억제하게 되어 피임을 돕는다.
왕 연구원은 해당 약이 실제로 판매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전과는 달리 부작용이 적은 남성용 경구피임약이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보인다.
또한 앞으로는 남성과 여성이 피임의 책임을 분담할 수 있게 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