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국회서 거짓말하며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보고서 은폐한 김철 SK케미칼 대표

뉴스1


"문서가 없다"…김철 SK케미칼 대표의 오리발?국회선 없다던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보고서' 찾았다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가습기 살균제로 많은 이가 목숨을 잃고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정부에 신청된 피해자가 총 6,210명이고 이중 사망자만 1,359명에 달한다.


피해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4,050명으로 집계됐던 지난 2016년보다 2천명가량이 늘었다.


수천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만큼 가습기 살균제 원료 제조사인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제조사로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SK케미칼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숨기려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도 모자라 국회에서 위증까지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KBS1 '뉴스9'


지난 13일 KBS1 '뉴스9'은 SK케미칼이 지난 2016년에 열린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위에서 위증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조 특위 당시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CMIT·MIT 성분 안전성 실험 결과를 제출하라는 국회의원의 요구가 쏟아지자 보고서를 구할 수 없다고 모호하게 증언했다.


당시 그의 답변은 이랬다. "지금 현재 그 문서가 보관돼 있지 않다. 마땅히 내야 하는 자료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자료를 받았는데 잃어버린 것인지, 안 받은 것인지 하는 것은…"


자료를 받았었는지 안 받았었는지 조차 확인이 안 되며, 결론적으로는 보고서가 현재 없다는 게 김철 SK케미칼 대표 증언의 골자다.


KBS1 '뉴스9'


검찰, 압수수색서 서울대 이영순 연구팀 '유해성 보고서' 찾아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 작성된 보고서…"무해성 추가 연구 필요"


김철 대표의 애매모호한 증언으로 SK케미칼이 안전성을 입증받지 못한 제품을 제조했다는 의혹의 진위 여부가 확실히 가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검찰이 지난 1월 압수수색을 한 결과,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1990년대 초 작성된 서울대 이영순 연구팀의 '유해성 보고서'를 갖고 있었다.


당시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백혈구 수가 변하는 것을 확인, 무해성과 관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SK케미칼은 청문회가 열리는 그 순간에도 유해성 보고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철 대표가 '위증 의혹'을 받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뉴스1


위증 의혹 받지만 처벌 못해 


그러나 현재 처벌은 불가능하다. 특위 기간에만 고발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KBS1에 "기업의 대표가 몰랐다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햇빛 가리기밖에 안 되는 것"이라며 현실에 울분을 토했다. 


뉴스1


한편 검찰은 해당 보고서가 삭제된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은 SK케미칼이 가습이 유해성을 감추려 고의로 은폐에 나섰다고 보고 SK케미칼 임원 4명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KBS1 '뉴스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