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참패' 기록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가수 겸 배우 비 주연의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기대와 달리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자전차왕 엄복동'은 지난달 27일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개봉했다.
그렇지만 소위 말하는 '국뽕 효과'는 없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자전차왕 엄복동'의 누적 관객 수는 16만 8,782명으로,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누적 매출액은 약 12억 7,809만원. 150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금이 무색해진 '흥행 참패'다.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150억' 투자한 첫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150억원을 투자한 첫 자체 제작 및 배급 영화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서정진 회장이 최대 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일체의 외부 투자 없이 자체 투자금만으로 영화를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했고 배급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맡는 형식이었다.
투자배급사들이 투자자를 모아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는 최근의 영화 시스템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제작 방식이다.
서정진 회장, "돈 벌려고 만든 것 아니다"…주주 반응은 달라
서정진 회장은 초반부터 "일제강점기를 버텨준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영화를 제작했다"며 "돈을 벌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VIP 시사회 무대인사에도 직접 등장해 "영화가 잘되지 않아도 손해는 우리만 본다. 돈이 아닌 '의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라고 역설했다.
그렇지만 영화 개봉 전부터 우려를 표했던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응은 조금 다르다.
일부 주주들은 "서 회장의 사비로 제작한 것도 아니고 상장기업의 돈을 투자하면서 돈 벌려고 찍은 영화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냐"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물론 "주주라면 서 회장을 비판하기보다는 영화를 직접 보고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응원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서 회장이 바이오 한 우물만 파 줬으면 좋겠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상황이다.
'문어발식 확장'의 안 좋은 예 될까 우려
문제는 서 회장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투자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현재 JTBC '나의 나라', SBS '배가 본드' 등 굵직한 드라마를 준비 중에 있다. 각각 제작비가 약 200억원, 250억원에 달하는 대작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신화'로 불리지만 엔터 면에서는 좋지 않은 첫 발을 뗀 서정진 회장.
'문어발식 확장'의 안 좋은 예가 될지, "셀트리온은 엔터도 잘한다"는 말이 나올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