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한글이다. 나는 한글을 사랑한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9일 오후 췌장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패션계 전설 칼 라거펠트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끝없는 창의력과 탁월한 직감으로 이미 전 세계 패션계로부터 널리 인정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명품' 이라고 부르는 브랜드인 끌로에, 펜디, 샤넬 등 기존 럭셔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그.
사실 그의 비보는 명품에 관심 없는 일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미 그가 만든 작품을 한때 자연스럽게 뉴스에서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프랑스 국빈 방문 때 입은 재킷은 라거펠트가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별이 된 패션 거장 칼 라거펠트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역대급 패션 작품들을 소개한다.
1. 샤넬 한글 트위드 재킷
지난해 10월 프랑스 국빈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샤넬 재킷을 입어 패션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그가 입은 재킷은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검정 배경에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마드모아젤' 등 한글을 흰색으로 짜넣은 옷이었다.
이후 김정숙 여사는 '패션 외교'를 펼쳤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앞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라거펠트는 한국의 전통 옷감을 항상 좋아했고 디자인에 한글을 사용한 이유는 단순히 "한글을 사랑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2. 샤넬 2.55 핸드백
여성들의 로망으로 통하는 '샤넬백'.
샤넬백의 대표 제품을 떠올리라고 하면 대다수는 샤넬의 '2.55 핸드백'을 말할 것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05년 칼 라거펠트가 1955년 2월 처음 발매된 가방의 디자인과 질감을 변형해 재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디자인에 현대적인 요소를 재해석한 라거펠트 덕에 샤넬의 2.55 핸드백은 큰 인기를 끌었다.
3. 끌로에 실크 드레스
라거펠트가 끌로에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시절 그는 여성스러움과 로맨티시즘을 극대화했다.
특히 케이프와 실크 드레스를 끌로에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제작했다.
이후 끌로에 브랜드는 성공적으로 성장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4. 샤넬 트레이드마크 로고
샤넬 매장에 가면 모든 제품에 샤넬 로고가 새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알파벳 C를 반대 방향으로 엇갈려 겹쳐놓은 샤넬 고유의 트레이드마크.
알파벳 'C' 2개가 겹쳐 있는 샤넬의 로고도 라거펠트의 작품이다.
5. 펜디 'FF' 로고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를 맡기 전 라거펠트는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였다.
당시 그는 펜디의 새로운 로고로 'Fun Far'의 약자인 'FF'를 사용한 로고를 만들었다.
가방과 벨트 등 액세서리에 활용돼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6. 펜디 모피 재창조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명품 모피 제품'을 떠올리라고 하면 단연 '펜디'를 꼽을 것이다.
펜디의 모피 제품들은 무겁지 않고 세련됐다는 평을 받는다.
라거펠트는 무겁고 둔탁한 모피를 가볍고 세련된 패션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실크, 울 등 다양한 소재를 모피와 혼합하여 사용하면서 모피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