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시간 줄이려 탄생한 '사이렌 오더'의 치명적인 맹점앱 결제 후에야 대기 인원 떠…순번 100번 넘으면 '막막'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언제 어느 매장을 가도 늘 인산인해를 이루는 커피 전문점이 있다. 바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분기 만에 매출 1조를 돌파하며 국내 커피 업계 1위로서의 남다른 위용을 뽐냈다.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스타벅스 마니아는 '사이렌 오더'를 애용한다. 사이렌 오더는 매장을 방문하기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미리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최근 몇몇 소비자는 사이렌 오더 시스템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사이렌 오더로 주문했을 경우, 즉시 취소가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앱으로 사이렌 오더 취소 불가능…매장서만 가능 취소하고 싶어도 매장 줄 길어 30분 기다리기도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일 오후 3시 52분께 사이렌 오더를 통해 메뉴를 주문했다.
곧 주문이 완료됐다는 알림이 떴다. 주문 순서를 본 A씨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17번째 메뉴로 준비한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대기 번호가 117번이었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이렌 오더를 이용했으나 본인을 포함한 대기 인원이 117명이라는 말에 A씨는 '멘붕'에 빠졌다고 한다.
주문 취소할 수도 없었다. 앱으로 결제 취소가 불가능하기에 직접 매장을 방문해 줄을 선 뒤 직원에게 주문을 취소한다고 말해야 한다.
어떠한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무한 대기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A씨와 비슷한 일을 겪은 소비자도 상당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출근시간은 간당간당한데 취소가 안돼 멘붕 올 때 종종 있다", "취소하고 싶어도 매장 줄이 안 빠져서 30분 기다렸다" 등의 공감 댓글이 달리며 결제 전 대기 인원을 알려주거나 취소 기능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시안이 나왔다.
소비자, 결제 전 대기인원 공개 및 앱 내 취소 기능 도입 제시스타벅스 "주문 후 취소는 혼란 야기…불편사항 보완 검토할 것"
스타벅스는 왜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것일까.
스타벅스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주문과 동시에 음료의 제조가 진행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주문 서비스로 개발된 사이렌 오더도 마찬가지다. 주문 후 취소는 혼란을 야기해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객에게도 사이렌 오더 주문 후 취소가 어렵다는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는 게 스타벅스 측의 부연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주문 승인 후 몇 번째로 준비되고 있다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사이렌 오더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고객의 픽업 가능 시간을 예상할 수 있도록 추가된 사항"이라며 " 주문 전에 몇 잔이 제조되고 있다는 정보는 실시간 변동되는 데이터라 고객에게 혼란과 불편을 줄 수 있긴 하다"고 말했다.
결제 전 대기인원을 공개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객의 불편 사항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객 의견 경청 및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며 "보완사항 지속 검토해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