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젊은 층 사이에서 '멋있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구찌'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It's so GUCCI!"
최근 "아주 '구찌'스럽다"는 뜻의 해당 문장은 전 세계 젊은 층 사이에서 '멋있다'는 말로 통한다.
한때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의 부활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 그룹이 '2018년 연간 수익보고서'를 발표해 화제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패션 매체 '패셔니스타'에 따르면,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 그룹은 지난해 약 137억유로(한화 약 17조 6,9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9.4% 증가한 수치다.
케어링 그룹의 구찌, 지난해 '10조' 매출 달성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어링 그룹이 이러한 기염을 토하게 한 일등 공신은 다름 아닌 구찌다.
구찌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80억유로(한화 약 10조 1,86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무려 36.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샤넬이 지난해 매출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구찌가 비약적인 성장을 하는 만큼 샤넬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나아가 이미 지난해 샤넬의 매출을 넘었을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2015년 디자이너 바꾸고 복고풍으로 인기몰이하는 구찌
구찌의 승승장구는 지난 2015년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를 수석 디자이너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앉히고 나서다.
예수 머리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미켈레는 미니멀리즘이 주를 이루던 당시 홀로 파격적인 맥시멀리즘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그의 디자인은 개중에서도 20·30세대를 열광케 했다. 지난해 구찌 매출의 65%가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로부터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 인기에는 절제된 과거 이미지를 배제하고 파격적이면서 도발적인 디자인을 내세운 미켈레의 안목이 한몫했다.
또 젊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뉴미디어를 통한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덕에 현재 구찌는 '패피의 상징'이자 '힙의 결정체'로 탈바꿈했다.
최근 일었던 구찌의 인종차별 논란
다만 구찌는 이달 초에 출시한 스웨터 제품이 흑인 얼굴을 희화화했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코까지 덮는 검정 터틀넥 스웨터의 입 주변을 잘라낸 뒤 붉은 입술 모양을 두껍게 그려 넣어 흑인을 연상시켰다는 풀이다.
논란이 일자 구찌는 결국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했다.
최근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글로벌 패션 업계. 앞만 보고 달리던 구찌가 이 같은 재난을 더이상 만나지 않는다면 올 한 해 또 한 번 자체 신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