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비상식적"…쏘카 이재웅 대표가 문재인 정부 장관에게 날린 일침

이재웅 쏘카 대표 / 뉴스1


이재웅 쏘카 대표가 작심하고 내뱉은 '쓴소리'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어느 시대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가 공유 경제에 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기업 CEO가 공개적으로 정부 책임자를 비판한 건 이례적 일로, 업계는 평소 정부 경제 정책에 답답함을 호소하던 이 대표가 작심하고 내뱉은 '쓴소리'로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앞서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강연에서 택시 업계의 반대로 서비스가 불가능한 카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뉴스1


홍 부총리는 "속도가 잘 나지 않는 측면은 있지만 지난달 승차 공유와 관련해 택시 업계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유 경제 서비스는 충분히 활성화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기존 이해 관계자의 반대라는 우리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이 어렵다. 기존 이해 관계자와의 상생 방안을 만들고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유 경제에 대해서 이해 관계자 대타협이 우선이라고 한 말은 너무나 비상식적"


이 발언이 나온 직후 이 대표는 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부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재웅 쏘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는 "공유 경제에 대해서 이해 관계자 대타협이 우선이라고 한 말은 너무나 비상식적"이라며 "혁신을 하겠다고 하는 이해 관계자와 혁신을 저지하겠다고 하는 이해 관계자를 모아놓고 어떤 대타협을 기다리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모빌리티 이용자(국민)가 빠지고 카카오와 택시 단체, 국회의원들이 모인 기구를 '사회적 대타협 기구'라고 명명한 것부터 말이 안 된다"면서 "이해 관계자들끼리 타협을 하면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 편익보다 공무원들의 편익만 생각한 무책임한 정책 추진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웅 쏘카 대표 페이스북


이 대표는 그러면서 "택시가 어렵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어떻게 택시 기사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까를 논의하고 그 대책을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을 과연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하느냐, 어떻게 부담해야 하는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국민 편익보다 공무원들의 편익만 생각한 무책임한 정책 추진 방식"


이 대표는 홍 부총리가 "우리 가업 상속 규정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엄격한 게 사실"이라며 가업 상속 공제의 엄격한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가업 상속 공제는 사업을 대물림할 때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공제를 받으면 10년간 해당 사업 업종과 고용 상태 등을 유지하는 제도를 말한다. 홍 부총리는 이달 초 "가업 상속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10년으로 설정된 기한을 완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제공 = 쏘카


이 대표는 "가업 상속을 하면 가족에게 상속된 기업이 더 잘돼서 고용이 더 유지되거나 사회에 어떤 다른 혜택이 돌아온다고 생각하시는 것이냐"며 "가업 상속 활성화를 하면 경기가 살아나고 혁신 정신이 살아나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요청으로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에 선임됐지만 5개월여 만에 "정부 혁신 성장은 한 발짝도 못 나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