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절대 사과없는 일본정부에 맞선 위안부 할머니 버팀목 돼준 착한 기업 4곳

(좌) 사진 제공 = 한국야쿠르트, (우) 패랭이 꽃 압화 휴대폰 케이스 / 마리몬드 홈페이지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 착한 기업


[인사이트] 이다운 기자 =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 피해자임을 공개 증언했던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김 할머니의 사망으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는 23명만이 남게 됐다.


일본군 위안부는 지난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생존자 최초로 공개 증언을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은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면피용 발언으로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 


귀를 막고 있는 일본 정부에 생존자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위안부 할머니를 든든하게 돕고 있는 국내 기업 4곳을 소개한다. 


1. 남모르게 선행하는 화장품 브랜드 이솔


이솔 홈페이지


이솔은 지난 2008년 '아리솔'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화장품 브랜드다. 유명 화장품보다 성분이 뛰어난데 가격이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착한 가격뿐 아니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기부 활동으로 개념 있는 기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솔은 지난 2012년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이 건립될 때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후원해왔다.


황성진 이솔 대표는 "고객의 90%가 여성이라는 점을 깨닫고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위안부 할머니를 돕게 됐다"고 말했다.


2016 근현대사 위안부 피해할머니 관련 강연 / 이솔 홈페이지 


지난 2016년 이솔은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무려 3,300만원을 기부했다. 미국과 캐나다, 독일에 이어 해외에 세워진 네 번째 소녀상이다.


또한 황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수익금 일부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기부해 왔다. 


1년에 두 차례는 꼭 고객을 초청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한 강의를 개최한다.


이솔 홈페이지


이밖에도 이솔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기 위해 활발히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부 활동을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


이솔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후원한다는 걸 홈페이지에 공개하면 장사하는 느낌이 들어 이벤트 공지 외엔 따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피해 할머니 돕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2. 한국야쿠르트, '나눔의 집' 후원


사진 제공 = 한국 야쿠르트


추운 날은 물론 더운 날에도 언제나 함박웃음으로 우리를 반겨주는 '야쿠르트 아주머니'에 이어 아주머니가 몸담고 있는 한국야쿠르트도 위안부 할머니를 남몰래 돕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14년부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과 협약을 맺고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전부터 '야쿠르트 아주머니'라고 불리는 직원이 혼자 살고 있는 어르신 댁에 찾아가 안부를 묻고 유제품을 전달하는 '홀몸 노인 돌봄 활동'을 해왔는데 이를 '나눔의 집'으로 이어간 것이다.


사진 제공 = 한국 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는 주 3회 '나눔의 집'을 방문해 발효제품을 전달하고 소정의 운영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비정기적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사랑의 손길펴기회'를 만들었다.


'사랑의 손길펴기회'를 통해 한국야쿠르트 임직원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함게 나들이를 가거나 '나눔의 집' 청소를 도와주고 있다.


할머니는 한국야쿠르트 직원의 진심 어린 모습에 고마워하며 다시 방문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후문이다.


3. 위안부 할머니 작품으로 제품 만드는 마리몬드


패랭이 꽃 압화 휴대폰 케이스 / 마리몬드 홈페이지 


위안부 할머니가 직접 꽃잎을 눌러 만든 압화 작품을 디자인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마리몬드다.


마리몬드는 폰 케이스, 의류, 가방, 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소셜벤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는 대학시절 광주 '나눔의 집'에서 활동하면서 할머니의 원예 심리치료 과정 중 하나인 압화 작품을 접하게 됐다.


작품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휴대폰 케이스, 텀블러 등을 만들며 마리몬드를 탄생시켰다.


마리몬드 홈페이지


마리몬드는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정대협과 위안부 역사관 박물관 건립 기금,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복지 기금 등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홍 대표는 '꽃할머니'라는 휴먼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 시즌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을 정해서 그분의 인생을 공부한 뒤 가장 어울리는 꽃을 정한다. 그 꽃으로 마리몬드의 아트 디렉터와 디자이너가 플라워 패턴을 만들고 제품에 적용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더 많은 사람에게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홍 대표는 "첫 번째 동반자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고 있으며, 학대피해아동 등 존귀함을 이야기할 더 많은 동반자를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4. 마지막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보필하는 '태양상조'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 태양상조 홈페이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가장 먼저 전화를 거는 곳이 있다. 바로 태양상조다.


태양상조는 상조회사 최초로 지난 2011년 정대협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무료 장례지원' 협약을 맺고 할머니의 장례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장례용품과 의전용품, 차량 등을 제공하고 고인의 종교에 맞춰 장례 전반을 준비한다.


태양상조는 지금까지 총 78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장례를 진행했다.


이귀녀 할머니 장례식 / 태양상조 홈페이지


김옥 태양상조 대표는 "상조업이 단순 추모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써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태양상조가 이러한 일에 동참하게 돼 뿌듯하면서도 할머니들의 내면의 상처까지 치유해줄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아 있는 23분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모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