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트윈스에 남긴 '유산'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2019 프로야구 개막까지 두 달여 남았다.
3월 12일부터 20일까지 시범 경기가 운영되며, 같은 달 23일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연다.
정규 시즌이 끝나는 9월까지 장기 레이스를 펼칠 프로야구 10개 구단, 모든 구단이 시즌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LG트윈스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선수단 구성도 구성이지만 지난해 5월 20일 별세한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남긴 '유산'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생전 '야구'를 사랑하기로 유명했다.
고인은 1995년 LG그룹 회장에 오르기에 앞서 1990년 창단한 LG트윈스의 초대 구단주(1990년~2007년)로 프로야구와 인연을 맺었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LG트윈스의 성공을 이끌었다.
당시 '신바람 야구'로 돌풍을 일으킨 LG트윈스는 창단 첫 해였던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 시리즈 정상에 섰다.
그 누구도 LG트윈스의 성공, 그리고 밝은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다. 이는 구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생전 '야구'를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 회장은 1995 시즌을 앞두고 일본 오키나와산 특산 소주인 '아와모리 소주'를 사와 다음 한국 시리즈 우승 때 마시기로 했다. 그만큼 우승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승 축하 기념주'는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LG 트윈스 이천 챔피언스 파크에 보관돼 있다. LG트윈스가 1994 시즌 우승 이후 한 번도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우승 축하 기념주는 오랜 시간이 흘러 술독을 싸놓은 종이가 누렇게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승 축하 기념주처럼 구 회장이 남긴 유산은 하나 더 있다. 바로 '롤렉스' 시계다.
구 회장은 1998년 LG트윈스의 세 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을 간절히 기원하며 해외 출장 도중 8천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구매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선수들에게 "한국 시리즈 최우수 선수(MVP)에게 롤렉스 시계를 선물로 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시계는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LG트윈스 사무실 금고에 보관돼 있다.
세 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을 기원하면 해외에서 사온 8천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이런 애잔한 스토리, 그리고 구 회장이 생전 보여줬던 LG트윈스를 향한 사랑 때문에 LG트윈스는 올 시즌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회장이 LG트윈스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군다나 갓 그룹을 승계한 상황이기 때문에 구단주이기는 하나 LG트윈스를 챙길 여유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아직도 LG그룹 내에 '구본무 회장의 야구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구광모 회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LG트윈스를 대할 것으로 보인다.
20년 넘게 잠자고 있는 롤렉스 시계와 우승 축하 기념주.
LG트윈스가 올 시즌 한국 시리즈 우승이라는 구본무 회장의 염원을 풀어 축하주를 마시고 롤렉스 시계를 손목에 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