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제 여친은 포옹을 너무 싫어합니다. 저랑 헤어지고 싶은 걸까요?"

YouTube '연애플레이리스트'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이른 아침 한적한 카페에서 만나 냉랭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한 커플.


두 남녀가 자꾸만 서로의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달싹거리던 가운데, 남성은 먼저 "헤어지잔 말 하고 싶은 거잖아"라며 입을 열었다.


남성이 이별을 직감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았다.


최근 들어 남성은 자신과 키스는커녕 갖가지 이유로 손조차 잡으려 하지 않는 여자친구에게서 사랑이 식었음을 실감했다.


이후 여자친구는 남성의 예상대로 "이제 널 만나도 더이상 설레지 않아"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


YouTube '연애플레이리스트'


이 장면은 지난 2017년 제작사 플레이리스트가 공개한 웹드라마 '옐로우'의 일부 내용이지만, 드라마 대본 속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오늘도 수많은 커플은 자신의 스킨십을 꺼리는 연인을 두고 '과연 날 사랑하는 것이 맞는가'하는 고민에 빠진다.


만약 당신 또한 이런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랫글에 잠시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미국 매체 타임지는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는 등 스킨십을 싫어하는 사람의 특징과 스킨십에 대한 혐오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다룬 여러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2년 발표된 일리노이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킨십에 대한 개개인의 경향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만약 한 성인이 어린 시절 부모나 가족 구성원과 신체 접촉으로 사회성을 키워왔다면, 계속해서 신체 접촉에 유대감이나 행복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컸다.


신체 접촉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성인들은 대체로 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신체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느끼는 일이 적었고, 사교 활동 수단으로 '대화'를 선택했다.


2014년 노트르담 대학 심리학과 연구진이 루마니아의 고아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와 친밀감이 섞인 신체 접촉을 별로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신체 접촉 시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호르몬 '옥시토신'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즉 신체 접촉에 대한 개개인의 선호도는 타인에 대한 감정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본인에게 형성되어 있는 '사교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에 심리학자 사만다 헤스(Samantha Hess)는 신체 접촉에 대한 혐오감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일시적인 불편함을 이겨내기'를 제시했다.


사만다는 "신체 접촉을 늘려가려는 커플들은 악수와 같은 신체 접촉을 시작으로 차차 거부감을 지워나가야 한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천천히 신체 접촉에 대한 불안감을 지워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체 접촉을 꺼리는 사람들이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신체 접촉법을 알아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의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