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양심 없는 고객이 훔쳐간 카트, 대형마트는 어떻게 회수할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사라진 카트' 찾으려 아파트 단지 수색하는 마트 직원들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대형마트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인근 아파트나 골목길로 떠난다. 동네 곳곳에 버려진 카트를 찾기 위해서다.


마트에 있어야 할 카트가 아파트 단지 안이나 버스정류장 등 기상천외한 곳에서 발견돼 직원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카트가 분실되는 경우가 빈번한데 대부분이 인근 동네에서 발견된다. 고객이 마트에서 집까지 카트를 끌고 간 뒤 쓸모가 없어지자 근처에다 그대로 버린 것이다.


대형마트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카트를 마련했지만 이를 제 물건인 양 훔쳐 가는 비양심 고객 때문에 오히려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마트 관계자는 "카트에 어느 지점 소유인지 적혀있는데 해당 지점과 한참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우리 아파트에 마트 직원들이 방문해 40대가량의 카트를 힘겹게 회수해가는 것을 봤다", "학교에서 물품 보관용으로 쓰고 있더라" 등 다양한 후기가 떠돌고 있다.


카트를 매장 밖에서 사용할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카트 바퀴에는 무빙 워크에서 멈춰있도록 하는 안전 장치가 부착돼 있는데 아스팔트 등에서 사용할 경우 이 부분이 망가져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밖에서 회수한 카트의 바퀴를 확인하고 교체하는 작업을 거치지만 수많은 카트의 바퀴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마트 측이 감당해야 할 비용도 상당하다.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카트 하나에 있는 바퀴 4개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20만원에 달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100원 넣는 '코인락'도 카트 분실 때문에 도입된 것


사실 마트 카트에 100원을 넣어야 하는 것도 분실되는 카트가 많아 이를 방지하고자 생겨난 방안 중 하나다.


마트 카트 1대당 가격은 약 18만원으로 10대만 없어져도 마트는 180만원의 손실을 보지만 분실을 막을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심하다 내놓은 방안이다.


특히 카트 도입 초기에는 물건을 구매한 뒤 카트에 담아 그대로 집에 끌고 갔다가 다음 방문 때 다시 끌고 오는 등 마트 카트를 개인 물건처럼 사용하는 고객이 많아 마트 측의 고민이 컸다고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고객과 갈등이 생기면 마트 이미지가 나빠지기 때문에 카트가 계속 없어지는 상황에서도 선택할 방안은 그리 많지 않다.


고객에게 카트를 가져가지 말라고 했다가 오히려 "도둑으로 보는 거냐"는 항의를 듣거나 "잠깐만 쓰고 돌려주겠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카트를 가져가지 말라고 아파트 방송을 부탁했다가 항의만 쏟아졌다"며 "경비원분께 카트가 발견되면 한쪽에 모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마트는 '코인락'을 도입하고 직접 카트를 찾으러 나서는 등 최소한의 대책만 세우고 있지만 비양심 고객의 만행은 끊이지 않고 있어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