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의자에 숨겨진 비밀
[인사이트] 이다운 기자 = 국내 영화관 3사인 CJ CGV(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두운 상영관, 고소한 팝콘 냄새, 커다란 스크린…
영화관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영관 내 좌석이 대부분 '빨간색'이라는 점이다.
영화관 3사가 고객이 앉는 좌석의 색상을 굳이 빨간색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밌는 사실이 숨겨진 영화관 좌석의 비밀을 파헤쳐 봤다.
1. 밝을 땐 한눈에 들어오지만 어두울 땐 사라지는 매직
빨간색 의자는 극장에 불이 켜져 있을 땐 눈에 '확' 띄어서 자리를 찾기 쉽다.
그러나 상영 시간보다 늦게 극장에 들어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암전 된 극장에서 빨간색 의자는 어둠 속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다.
빨간색 특성을 잘 이용한 영화관 좌석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자리를 쉽게 찾게 해주고 영화가 시작됐을 때는 시야를 방해하지 않아 손님들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그래서 영화관뿐 아니라 공연장 같은 경우도 객석이 빨간색으로 된 경우가 많다.
2. '깔끔쟁이'에게는 불편한 진실
영화관을 찾은 상당 수의 관객은 팝콘과 콜라 등 다양한 간식을 가지고 상영관에 입장한다.
관객은 양손 가득 먹을거리를 들고 입장해 어둠 속에서 간식을 즐긴다. 조심한다고 해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극장에서는 간식을 흘렸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공포영화를 보다가 놀라서 팝콘을 던지거나 음료를 쏟는 관객도 있다. 영화관 의자는 이러한 이유로 때가 타기 쉽다.
그러나 더러워져도 새로 교환하거나 세탁하기 어렵다. 이때 빨간색 의자를 사용하면 때가 타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관 3곳 모두 빨간색 의자를 선호한다. 비록 다소 불편한 진실이지만 세탁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인 방안이다.
한편 속설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공연을 향유하던 서양 귀족들이 빨간색을 부의 상징이라고 여겨 공연장 좌석을 빨간색으로 했고 이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재밌는 추측도 있다.
3. "전 파란색 의자에서 영화봤는데요?"
사실 빨간색 좌석이 아닌 다른 색의 좌석도 최근에 많이 생겼다.
CGV 'SPHEREX' 상영관 일부는 좌석이 전부 파란색이다. 이 특별관은 천정 스피커를 사용하고 상하좌우 스크린을 적용해 공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CGV의 세계 최고 리클라이닝 침대 영화관 'TEMPUR CINEMA'는 침대 모양의 좌석으로 갈색이다.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도 비슷하다. 3D 입체 음향을 돌입한 '특별관'이나 고급 의자를 설치해 편안하게 영화를 시청하는 'VIP 상영관'의 경우 좌석의 색깔이 다양하다.
빨간색 좌석을 탈피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영화관이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까지 영화관의 대부분은 빨간색 좌석을 선호하고 있다.
이 글을 읽은 후 연인, 친구와 함께 영화 보러 가게 되면 "너 좌석이 왜 빨간색인지 알아?"라고 물으며 폼나게 상식을 자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