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넥슨이 中 텐센트에 넘어갈 위기에 놓이자 인수전 뛰어든 '한국 큰손'

김정주 NXC 대표 / 사진 제공 = NXC


매각전에 글로벌 사모 투자 펀드(PEF) 앞다퉈 가세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국내 최대 게임 회사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매각전에 글로벌 사모 투자 펀드(PEF)들이 앞다퉈 가세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 매각전은 아직 초반이다 보니 정확한 매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 도쿄 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지분 47.98%(NXC 보유) 매각, 김 대표와 특수 관계인들이 보유한 NXC 지분 98.64% 매각, NXC에서 별도로 매각 대상을 선별해 법인을 분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10조원 전후 금액이 들어갈 것은 확실한 넥슨 매각전은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텐센트


중국 ICT 기업 텐센트,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라


유력 인수 후보인 중국 ICT 기업 텐센트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며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KKR·TPG·칼라일·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 투자 펀드들이 매각 안내서(Teaser Letter)를 받아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이 개발한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고, 카카오게임즈·넷마블·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슈퍼셀 등 유명 게임사를 인수한 경험이 있어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또 인수 자금 마련의 경우 매출이 2017년 12월 기준 2,598억 7,200만 위안(한화 약 42조원)에 달하고, 자산은 5,546억 7,200만 위안(한화 약 90조 5,300억원)을 보유해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하지만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와 누리꾼은 텐센트의 넥슨 매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넥슨이 텐센트에 매각될 경우 국내 게임 산업의 '중국 종속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그 이유다.


'한국계' 글로벌 사모 투자 펀드인 MBK파트너스도 인수전 참여할 듯


그런 상황에서 '한국계' 글로벌 사모 투자 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주목받고 있다.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이며, 세계 3대 사모 투자 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에서 독립한 김병주 회장이 지난 2005년 설립한 MBK파트너스는 자산 규모 17조원의 아시아 최대 사모 투자 펀드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사진 제공 = MBK파트너스


한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무대로 활약하는 사모 투자 펀드이지만 회장 등 핵심 인력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한국계 사모 투자 펀드로 분류된다.


실제 오렌지라이프(舊 ING생명), 네파, 코웨이, 딜라이브(舊 C&M) 등 한국 기업을 주로 인수하고 있으며 2015년 9월에는 영국 유통 기업 테스코가 주인이던 홈플러스를 7조 6,800억원에 인수해 주목받은 바 있다.


사진 제공 = MBK파트너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한국계'인 MBK파트너스의 넥슨 인수를 내심 바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MBK파트너스가 사모 투자 펀드라는 점에서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모든 사모 투자 펀드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장기 투자보다 단기 차익을 올리는 데 급급한 투자만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업계에 있어 넥슨 매각은 득보다 실이 많다. 제일 좋은 방안은 김 대표가 매각을 제고하는 것이지만 분위기상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아무튼 넥슨 매각 후 우리 게임 업계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월트 디즈니


"국내 게임 업계에 있어 넥슨 매각은 득보다 실이 많아"


한편 넥슨 매각 주관사로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선정됐으며, 다음달께 예비 입찰이 열릴 예정이다.


텐센트와 사모 투자 펀드 외 전략적 투자자(SI)로는 미국 게임 회사 EA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콘텐츠 기업 월트 디즈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참고로 월트 디즈니는 10년 전인 2008년 9월에도 넥슨 인수설이 제기된 바 있어 이번 인수전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